2019년 9월 15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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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대응은 재해보험으로부터
박철우
한은 광주전남본부 기획금융팀장

  • 입력날짜 : 2019. 06.25. 18:17
지난달 15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주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이는 2008년 폭염특보제도가 시행된 이래 연중 가장 빠른 것이다. 봄이 언제 왔나 싶게 바로 무더운 여름의 시작이다. 동남아 스콜 같은 국지성 호우도 이따금 쏟아진다. 고흥에서 커피가 재배되고 곡성에서 파파야가 자란다. 아열대 채소인 콜라비나 여주(쓴오이)가 전남일대에서 생산된 지도 한참이다. 이상기후가 이젠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60년이면 남한 경지면적의 26.6%가, 2080년까지 62.3%가 아열대기후권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바다 수온도 올라가고 있다. 우리나라 바다 표면 수온은 최근 50년(1968~2017년)동안 섭씨 1.12도가 올라서 상승폭에서 세계 평균치(섭씨 0.52도)를 넘어섰다. 그 영향으로 수산자원에도 변화를 가져와 고등어, 멸치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급증하고 있다.

육상이나 해상을 가릴 것 없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를 새롭게 해야 할 때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해 가는 한편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의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어업재해보험법’에 따른 재해보험도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재해보험은 폭염, 태풍, 우박, 집중호우, 야생동물피해, 병충해 등의 자연재해로 입은 손실을 보험원리에 따라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가입대상(목적물)은 농작물, 임산물, 가축, 양식수산물과 관련 시설물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현재 57종이 가입대상으로 지정되어 있고 가입시기는 농작물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해남의 월동배추는 9~10월, 진도의 대파는 4~5월이 가입기간이다. 농작물·임산물·가축 재해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 영업점에서 취급한다. 통상 보험료의 50%는 국가에서, 30%는 지자체가 지원하고 가입농가는 20% 정도를 부담한다. 서산시·진안군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45%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해당 농가들은 5%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2018년중 가축재해보험의 전국 가입률은 93.1%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광주가 5.8%, 전남 47.6%, 전국 32.9%로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참돔, 굴, 전복, 다시마 등 27개 수산물을 대상으로 한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은 수협에서 가입할 수 있다. 언론보도(농수축산신문)에 따르면 2008년 도입 이후 1,522억원의 보험료를 받아 4,388억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여 288.3%의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다. 손해율 100~150%에 대해서는 재보험사가 부담하고 150%를 초과하는 경우 국가재보험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문제는 최근 3년 동안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의 보험금 지급이 급증함에 따라 재보험사가 재보험인수를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해보험료 인상, 손해율이 높은 가입자의 자기부담비율 상향 등이 검토되고 있다.

생각건대, 농어가들이 입는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보험료 할증 부분은 국가나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저소득계층, 영세농어가에 대한 국가의 보험료 지원 비율을 늘리고, 보상하는 자연재해의 종류와 보험가입대상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태풍, 홍수, 지진 등 대형 자연재해로부터 발생하는 손실위험을 인수한 재보험사가 그에 따른 리스크를 기관투자가들과 분담함으로써 보험인수능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대재해채권(CAT-Bond)의 도입·발행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자연재해나 기상이변은 농어가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일반 기업들도 기온, 강수량, 강설량 등의 변동에 따라 막대한 영업손실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안정적인 경영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전력·에너지, 빙과류 등 음식료 및 주류업, 여행·레저 등의 업종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업종들로서는 날씨파생상품이 리스크 헤지(위험회피)에 유용할 수 있다. 날씨파생상품 거래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전문적인 통계분석을 기초로 한 상품개발 및 표준화 등의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국내 GDP의 52%가 기상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기후변화가 우리 경제생활에 가져올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재해보험 등을 활용하여 이제는 일상화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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