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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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에게 올바른 정치는 사치인가
강기석
광주서구의회 의장

  • 입력날짜 : 2019. 07.17. 19:05
중국 노(魯)나라 실력자 계강자(季康子)라는 사람이 공자(孔子)에게 묻자 공자는 “정자정야 자수이정 숙감부정(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다. 바로 그대가 바름으로써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감히 누가 바르지 못 하겠는가’라는 의미이고 한걸음 더나가 해석해 본다면 지도자가 바른 정신을 가지고 바른생활을 하면 국민이 어떻게 감히 부정할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일 것이다.

또 계강자는 공자에게 백성들이 아주 공경스럽고 충성되지 못하는데 백성으로 하여금 아주 공경스럽고 충직케 하여 스스로 힘써 일하면서 살게 하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만들 수 있겠습니까? 물었다.

공자는 답하기를 백성들이 공경케 하려면 그대 스스로 매사를 신중하고 진실한 태도를 가지고 살면 될 것이고 그대 자신이 효성스럽고 자애로운 모습을 보이면 백성은 스스로 충성을 다 할 것이며 훌륭한 사람들을 등용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미워하지 말고 잘 교화 시키면 백성들은 스스로 힘써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臨之以莊, 則敬; 孝慈, 則忠; 擧善而敎不能, 則勸)

결국 공자는 백성들의 문제가 아니라 너희 정치하는 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역시 서슴치 않고 늘 직언을 행하는 공자다운 말이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판 세상을 한번 들여다보면 개탄을 금치 못 할 만큼 끔찍하다. 흔히들 속된 말로 정치인은 말로 밥을 먹고사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정제된 언어와 품격은 필수 조건이다.

격을 잃어버릴 때 말도 힘을 잃는다. 한국 정치판이 참으로 각박하다. 국회의원들은 막가파식, 아니면 말고가 일상화되었고 각 정당의 대변인들이 논평 때마다 막말 시리즈를 연발하는 요즈음 ‘자기 편 끼리의 싸움’을 말하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을 넘어 교천지마(嚙韉之馬)란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교천지마는 자기 몸에 얹혀 있는 안장이나 방석을 물어뜯는 말이라는 뜻으로 자기들끼리의 싸움을 의미한다. 5·18 망언과 세월호 막말, 제1야당의 원내대표의 저급한 비속어 등등 말이 아니라 흉기가 난무하는 그야말로 막장정치다.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폭동이다(이종명 한국당 의원).” “5·18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이 세금을 축내고 있다(김순례 한국당 최고위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 하게 해쳐 먹는다(차명진 한국당 지역위원장).”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어라. 징글징글하다(정진석 한국당 의원).”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오히려 국민을 적으로 삼을 정도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힐 정도다. 한국정치판은 이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이다.

어묵찬금(語嘿囋噤)이란 말이 있다. 말하는 것과 입 다문 것을 나란히 세워, 말하는 것도 중요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니 자리를 잘 분간하여 그때그때 신중히 말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 들은 말을 하는데 일고의 생각조차 없이 아무렇게나 지껄여 대며 막말을 하거나 상스럽게 마구 떠들어대는 모습이 신구개하(信口開河) 즉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한다는 성어가 맞을 것이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 훌륭하게 잘 하는 말은 상황에 맞게 때로는 침묵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리에 밝아 막힘이 없는 흐르는 물과 같이 적절히 구사하는 말이 진정으로 잘 하는 말일 것이다.

공자가 13년 동안 천하를 주유(周遊)하며 바랐던 정치는 도(道)가 행하여지는 세상이었다. 바른 정책을 행하고 정의를 따르고 사사로이 흐르지 않고 공사를 분명히 하는 바로 그 정자정야의 세상이 아니겠는가?

143년 전, 1876년 조선은 일본의 강압적 위협으로 불평등 통상 조약인 조일수호조규 즉 일명 강화도 조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미국에서 파견한 페리함대에 의해 문호를 열었고 그것을 본떠 운요호를 앞세워 조선에게 통상을 요구하고 조약을 맺은 것이다.

지금의 현실도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은 대한(對韓) 수출규제조치로 한국기업들에 피해를 입히려 하고 있다. 이것도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이득을 보려한 것을 본 뜬것이다.

이렇듯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오늘의 한국 정치인들에게 공자가 말한 ‘정자정야 자수이정 숙감부정(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을 기대하는 건 사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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