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2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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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법 시급”
시민모임 “전범기업 강제동원, 위안부 피해와 달라”
사회·국가적 지원 이중 소외…관련법 아직 계류중

  • 입력날짜 : 2019. 08.13. 19:32
13일 오전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관계자들이 지원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극일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 시민단체가 일제강점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노역에 동원된 여자 근로정신대 피해자의 보상과 관련 연구사업 진행을 위해 지원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광복 74년이 되도록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근로정신대’와 ‘일본군 위안부’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일본군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과 달리 근로정신대 피해자는 미쓰비시 등 전범 기업에 동원돼 강제 노역을 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다.

시민모임은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로 1993년부터 국가적 지원받고 있지만,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는 사회와 국가적 지원으로부터 동시에 외면 받는 등 이른바 ‘이중의 소외’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모임은 “강제동원 전범 기업과 함께 전시 노동력 착취를 위해 미성년 여성까지 강제 동원한 행위 주체였던 일본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도 “근로정신대 피해자 관련 지원과 진상조사, 제대로 된 역사교육 부재는 우리 정부 탓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 우리 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진실 규명과 그에 따른 명예회복 노력이 있었다면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고통은 줄어들었을 것이다”며 정부의 피해자 지원을 촉구했다.

단체는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피해자들이 스스로를 감추는 비극 앞에 우리 정부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정치권은 지난 2월 국회에서 발의된 ‘일제강점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또 “정부를 대신해 2012년 광주시를 필두로 한 전국 6개 지자체가 근로정신대 피해자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었지만 국가가 할 일을 지자체가 떠안도록 마냥 외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지원법 제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지원법은 이미 바른미래당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이 올해 2월 발의했지만, 정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회의에서 상정조차 못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죄를 기다리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피해자들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도록 법 제정에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기자회견문 전문에 입장을 밝힌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에 동원됐던 김성주 할머니는 “행여 일본에 다녀온 것을 누가 알까봐 쉬쉬한적 있었다. 꼭 뒤에서 누군가 손가락질을 하는 것만 같아서 내 평생 큰 길 한번 다니지 못했다. 뒷골목으로 뒷골목으로만 다녔다”고 그날의 설움과 아픔을 적어 남겼다. /문철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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