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6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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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명품마을을 찾아서] (11)화순 내평마을
삶의 애환 담긴 ‘길쌈’ 테마 새로운 핫플레이스
일상 중요 자원 ‘무명’ 농사 여성의 몫 노동 고달픔·한 많은 삶 노래로 삭여
향토문화유산 64호 ‘내평리 길쌈노래’ 한국민속예술축제서 국무총리상 수상
마을 주민 노력 ‘길쌈마루전시관’ 조성 길쌈놀이 문화콘텐츠 개발 관광자원화

  • 입력날짜 : 2019. 10.07. 18:57
내평마을 상징물 길쌈놀이
화순군 화순읍에 자리한 내평마을.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풍경을 지닌 곳이다. 원래는 마을 안쪽에 있다 해서 안골, 들판에 있는 마을이란 의미로 들모실, 냇가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냇가데미라고도 불렀다. 나중에 한자화되면서 內村(내촌, 안골), 坪林(평림, 들모실), 沙村(사촌, 냇가데미)이라 했고 한 글자씩 모아 내평리라고 했다.

영산강으로 흘러가는 화순천이 마을 앞으로 넓게 형성돼 논농사가 발달했으며 더불어 마을 뒤로는 넓게 형성된 밭농사는 논농사 못지않게 내평마을 사람들의 중요한 삶의 현장이었다.
내평마을의 중요한 자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무명이다. 예부터 내평리는 장골산밑들, 시리들, 붉은데기, 굿바탕, 보랭이, 관보들, 질구지들, 성적굴들, 부와들, 장골너매, 장구배미, 쇠똥배미, 개똥배미 등 마을 주변 너른 들녘에 목화를 심었다. 온통 들녘을 하얗게 물들인 명을 따고 잣아 밤새도록 길쌈하는 것이 일이었다. 그때 노래를 부르면서 졸음과 고단함을 이겨냈다. 그에 따른 민속놀이가 성행했다.
사진 위부터 길쌈 물레, 길쌈마루 전시관, 마을 입구의 목화밭, 마을 우물

◇한 많은 길쌈노래를 아시나요

내평마을 밭에서는 무명이 많이 자랐다. 무명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자원이었다. 헌데 무명 농사는 오로지 여자들의 몫이었다. 벼농사를 위한 남성의 공동 노동 조직인 두레와 더불어 직조를 위한 여성의 공동 노동 조직인 길쌈두레는 식생활과 의생활의 근간을 이뤘던 매우 중요한 노동 풍속이다.

내평마을 여자들은 마을 뒤 넓은 밭에서 무명을 심고 김을 매고 키웠다. 그리고 무명이 열리면 무명을 따서 길쌈을 했다.

길쌈이란 각종 섬유 재료에서 실을 뽑고 이를 가공해 삼베, 모시, 명주, 무명 같은 피륙을 짜는 일련의 수공업 작업을 일컫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평마을 아낙들은 물레를 돌리고 베를 짜는 길쌈을 했다. 이 때 노동의 고달픔과 여자로서의 한 많은 삶을 노래를 부르며 달래고 삭이며 내평마을 여인들은 한 시절을 살았던 것이다.

이런 한 많은 사연을 간직한 주민들은 지금은 잘 부르지 않는 노래들을 채록해 무명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무명을 따고 길쌈을 하는 전 과정을 무대화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물레를 돌리고, 명을 잣고, 베틀을 타고, 다듬이질을 하고, 활을 타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게 다였다. 할매들의 그 노래와 행위를 가감없이 정리해 연습을 거쳤더니 한 편의 작품이 됐다.

여성들의 길쌈놀이는 공동 작업과 함께 단조로운 노동 동작을 율동화하고 흥겹게 하면서 노동과 휴식을 서로 결합시켜 노동 생산 능률을 향상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 부녀자들의 노동 생활의 아름다운 정서를 담은 놀이였다. 자신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가락에 담아 노래한 것이다.

1960년대까지 농촌지역에서 우리 어머니들이 자식들을 위해 옷감을 만들던 장면을 재현한 길쌈놀이. 기계문명의 발달로 화학섬유가 선진국에서 수입되면서 길쌈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던 우리 선조들의 고유의 풍습을 오늘에 되살려 그 발자취와 얼을 길이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이어주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길쌈보존회 만들어 전통문화 보존전승

내평마을에서 길쌈이 사라진 시기는 1960년대 초반이다.

내평마을 마을주민들은 길쌈노래를 잊지 않기 위해 마을 주민들 스스로 길쌈노래 보존회를 만들어서 사라질 위기에 있던 전통문화를 보존전승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내용이 단조로웠다는 평가를 들으면 목화를 소재로 목화에서 솜을 뽑아 물레에 돌려 실을 뽑고, 베틀에서 옷감을 만드는 일련의 길쌈과정 중간 중간에 새로운 내용을 삽입해 공연의 내용을 극대화 했다.

공연 연습은 농번기와 겹치면 불편한 점이 생기니만큼 9월에 시작하고 자율적이고 효율적인 연습 효과를 위해 이른 저녁시간을 활용하며 연습에 매진했다.

1990년 남도문화제에 출전해 물레노래와 베틀노래가 연행되고 길쌈노동이 재현됐다. 2008년 화순 풍류문화큰잔치에서 길쌈노동이 다시 재현됐으며 연희성이 강조됐다.

그 결과 내평마을 길쌈노래는 2013년 12월12일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64호로 지정됐다.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마을 주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뤄낸 결과다.

화순 내평마을 길쌈노래는 그 스펙도 화려하다.

2016년 제5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전남도 대표로 출전해 국무총리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예술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2015년엔 전남민속예술축제에서 대상을 거머쥐고, 2017년엔 제15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초청공연을 갈만큼 그 위상이 대단하다.

어떤가. 삶의 애환이 담긴 노동요를 한 번 들어보고 싶지 않나.

◇화순군 지역 특색 관광자원 육성 총력

현재 마을에 있는 길쌈마루전시관은 이러한 마을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곳에서 길쌈노래를 보존전승하고 길쌈 관련 다양한 농기구 등을 보관하는 등 마을 주민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노력의 성과는 주민들의 삶을 변화를 가져올 정도인데 마을 발전을 위해 일심동체하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더불어 화순군은 내평마을 길쌈놀이를 지역 특색의 관광자원으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평마을 길쌈놀이 문화콘텐츠 개발은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길쌈놀이를 체험 프로그램화, 축제화를 통해 전승기반을 하는 데 주력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방문객들에게 길쌈놀이 과정을 이해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6차 산업화와 연계한 관광 자원화로 농가소득에 기여하는 것도 기대해 볼만 하다.

길쌈놀이 노래 보존 및 전승을 위해 노래보유자 6명이 부르는 길쌈노래를 녹음해 디지털 파일로 제작했다.

이와 함께 길쌈공연체험, 길쌈직조체험, 목화인형 만들기, 농산물체험 등 5개의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내평 먹거리로 목화탕수육, 목화떡을, 판매소득상품으로는 목화 드라이플라워, 염색목화, 목화디퓨저, 목화파우치백 등 6종을 개발했다.

내평 길쌈테마마을이 화순군의 지역 특색 문화 테마마을로 조성돼 새로운 농촌 관광 자원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길쌈축제, 목화 재배농가 확대, 길쌈마을 마을 랜드마크 제작 등을 모색하고 있다.

화순 내평마을은 전통문화가 담겨있는 문화콘텐츠로 차별화된 농촌관광을 꿈꾸고 있다.

/최지영 자유기고가·화순=이병철 기자

/사진=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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