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8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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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은 시정의 나침반이다
박상백
광주시 예산담당관

  • 입력날짜 : 2020. 02.12. 18:32
지자체의 한해 재정운영계획은 큰 틀에서의 정책 비전과 방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늠자다. 그래서 예산을 보면 시정과 도시의 미래가 보인다. 화가의 그림은 그리는 이의 개성에 따라 방법이 다르나 첫 시점에 스케치를 통해 구도를 먼저 잡는 것은 동일하다. 건물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골격을 잡기 위한 설계가 우선 이뤄져야한다. 재정은 시정 운영의 핵심정책과 방향성을 담은 스케치이자 설계도면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발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나침반인 셈이다.

재정을 뜻하는 finance는 끝이라는 어원인 fin에서 연유되었으며 중세기 빚을 갚고 자유를 얻다는 의미로 전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재정은 자치단체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도구인 것이다.

시는 올해 예산을 전년도에 비해 12.4%인 6천294억원을 증액하여 5조 7천124억원으로 확정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재정 건전성이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일회성, 선심성, 중복성 예산을 촘촘히 걸러냈다. 특히 연간 지속되어 온 사업도 기준을 제로에 두고 원점에서 검토해 군살을 뺐다.

효과는 크다. 우선 재정운용과 사업 추진에 있어 효율성을 담보했다. 그 결과는 자연스레 예산 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렇게 절감된 예산은 시정의 중심 가치이자 행정 본연의 책무인 일자리와 민생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배분됐다.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 11대 대표산업 육성,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광주의 미래와 직결되는 사업들이 대상이다.

그럼에도 어려움은 상존한다. 사회복지비와 국고보조금에 따른 시비부담, 지역 현안사업 등을 위한 재정수요는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정의 살림살이처럼 시의 재정 또한 조화와 균형, 효율적 예산배분이 중요하다.

건전재정의 확고한 원칙을 중심에 두고 사업 검토와 추경예산 등을 통해 융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방안을 지속 시행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늘을 나는 새는 양 날개로 균형을 잡는다. 재정건전성 확보가 한쪽 날개라면 또 하나의 날개는 신속한 예산집행이다. 정부는 1분기부터 재정집행에 속도를 내고 소비 투자 부문 사업이 신속히 집행되도록 집중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견이 없지 않지만, 연내 집행되지 않고 이월되거나 사장되는 경우를 고려하면 신속 집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간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투자부문의 경우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시는 당장 시민 생활과 밀접한 일자리와 SOC사업을 대상으로 신속 집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재정의 규모만큼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것이다. 짜임새 있는 예산 배분을 통해 누수를 없애야 함은 당연하다. 모든 사업의 추진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그 결과는 시민의 일상과 광주의 미래를 바꿔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예산은 편성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이 중요하다.

어떤 도시는 재정을 통해 위기도 극복하고 발전을 꾀하는가 하면 일본 유바리와 같은 도시는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파산하기도 한다.

시민께서 내어주신 귀한 돈이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밑천이면서 광주발전을 위한 종자돈이기에 더욱 그렇다. 시정의 조타 역할을 하는 재정, 그 재정을 잘 운영해야 하는 것은 행정의 몫이기 이전에 무거운 책무다. 그 안에 시민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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