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5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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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승차거부 못하죠”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에 택시기사 어려움 호소
모바일 콜 이용승객·취객 등 사실상 제지 불가능

  • 입력날짜 : 2020. 05.31. 18:46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주부터 시행에 들어간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놓고 택시기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이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의 승차를 거부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생계를 위해 현실적으로 승차거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바일 콜을 이용하거나 무작정 탑승하는 승객들을 제지할 수 있는 수단도 없을뿐더러 취객들과의 시비 발생도 걱정하고 있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버스·택시 운송사업자에게 운수종사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차량을 운행하도록 사업개선명령을 내렸다.

사업개선명령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시장이 여객을 원활히 운송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운송사업자에게 명령이 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시내버스, 마을버스, 택시 등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를 대상으로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적용된다.

또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가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해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 사업정지·과태료 등 처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코로나 사태로 승객들이 감소하면서 마스크를 안 쓴 승객들에게 승차거부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취객들의 경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다툼의 소지가 있어 애써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택시기사 최모(63)씨는 “코로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회식과 야외 활동을 자제해 손님이 60-70% 이상은 감소했다”며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가려서 태울 상황이 아니다. 감염을 피하기 위해선 승차 거부가 맞다고 생각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묵인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한모(60)씨는 “취객에게 괜히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했다가 험한 일을 당할까 걱정된다. 버스기사들은 보호 칸이라도 있지만, 택시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무작정 탑승하는 승객들도 있고, 모바일 콜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승차거부 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광주지역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택시에 탑승해 이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택시기사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부산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을 제지하던 지하철 역무원이 폭행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지역 택시기사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제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할 수도 없고, 폭행 시비까지 우려되는 만큼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한 조치나 처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지역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택시를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일일이 마스크를 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택시기사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자율성을 부여하기보단,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들을 조치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실제로 이 부분에 민원도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에게 조치나 처벌을 하는 방법은 아직까지는 협의되고 있지 않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어 “대중교통 등에서 방역과 소독을 강화하고, 마스크 착용 실태 점검 등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이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역 택시 등록 대수는 총 8천169대로, 개인택시 4천792대, 법인택시 3천377대다./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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