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4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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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원 어떻게 가꿔야 하나](6)광주공원 포장마차 명소화 방안
50년 추억 깃든 도심 속 명물, 감성 충전 일번지로
광주 대표 문화관광자원…카드결제·위생 문제 등 과제 산적
주차공간 확보·주변상권 살려 합법화 등 상생 방안 마련해야

  • 입력날짜 : 2020. 10.05. 19:36
수십년간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 해온 남구 구동 광주공원 포장마차촌을 합법화 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등 실행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공원 포장마차촌.
1990년대까지만 해도 광주 도심 곳곳에서 포장마차가 성업을 이뤘다.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술 한 잔 기울이던 무등경기장 주변, 여행의 객고를 한 잔의 술로 풀고 귀가하던 광주역 인근, 대인시장 옆 동계천 주변, 백운광장 포장마차 집성지 등….

그러다 어느새 서민의 애환을 잔술로 달래줬던 많은 포장마차들은 하나둘씩 사라졌다. 이제는 광주공원 앞 즐비하게 늘어선 포장마차들만이 이들의 시름을 달래주고 있다. 도심 속 야경 낭만을 선사하는 이곳은 중장년 애주가들이 즐겨 찾던 추억의 장소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을 중단하고 있지만, 5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해온 광주공원 포장마차는 이용층이 한층 젊어지면서, 광주를 찾는 외지인과 청년들이 꼭 가보고 싶은 광주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 4월 광주시가 운영하는 ‘광주행복1번가 바로소통광주’에는 ‘광주공원 포장마차 멋진 빛포차로 만들기’라는 제안이 올라왔다.

제안자는 “광주공원 포장마차는 우리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카드 결제가 불가하고 식품 위생 및 청결에 대한 문제점은 여전하다”며 “불법을 눈감고 그대로 두고 방치할 게 아니라, 제도권 내에 두고 푸드트럭처럼 깨끗하게 운영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제안에 따라 광주시는 시민권익위원회와 함께 현장 답사를 실시했고 이후 관련 부서들이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다. 현행법상 노점 합법화는 법적 근거가 미흡하고 형평성 논란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부서 간 조율, 취합 과정을 위해 회의를 열고 시민권익위원회와 남구청, 광주시 건설과, 보건위생과 등 관련 부서들과의 검토 및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

시 관계자는 “영업신고나 카드 판매가 되지 않는 것은 모두 법에 저촉되는 사안으로 어느 정도 묵인하며 방치돼 왔던 것들”이라며 “관련 부서에서 이에 대한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안자의 의견은 충분히 공감하나 실제로 합법화됐을 때, 불법의 묵인화나 양성화라며 반대하는 민원에 대한 부담이 따른다”며 “이후 있을 2차 회의에서 부서 간 사전 검토나 허가를 논의해보고, ‘광주폴리’ 공공화장실의 야간개방 등의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상인과 시민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한 타 지자체들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고양시 ‘길벗가게’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노점상 합법화를 추진한 사례다. 불법 노점상을 제도권으로 끌어온 혁신모델로, 전국에서 벤치마킹이 쇄도하고 있다. 노점 가판대는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도로점용료를 낸 생계형 노점상에 한해 합법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

서울시의 ‘거리가게’ 또한 도로점용 허가를 받고 도로점용료를 내면서 제도권 안에서 영업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노점 합법화와 관련해 ‘거리가게 상생정책자문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거리가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주요 내용은 ▲도로점용허가제 도입 ▲가로시설물 설치기준 준수 ▲전매·전대 금지 ▲운영자 교육 ▲도로점용료 납부 및 초과 점용 시 과태료 부과·징수 등이다.

이에 서울시 무허가 노점들의 ‘거리가게 허가제’는 전 자치구로 확대 추진되고 있다.

거리가게 허가제는 일정한 조건을 갖춘 무허가 노점들에게 서울시가 정식 허가를 내주고 관리하는 제도다. 대부분 무허가로 운영되던 노점들을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처음으로 합법화한 조처다. 노점상들은 단속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장사를 할 수 있고, 서울시는 도로점용료를 받는다.

이상의 사례들은 찬반 의견들 사이에서 수차례 협의를 거쳐 이뤄낸 결과물이다. 숱한 규제와 단속, 철거의 대상이었던 노점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불법주차나 야간 소음, 주변 상인 민원 등의 문제는 여전하지만 이런 점들을 보완해 지역 문화관광 자원으로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공원 포장마차 거리는 광주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오매광주’에서도 현지인추천 관광지로 소개돼 있는 만큼, 국제화 시대 명소로 기능하기에 충분한 문화공간이라는 게 중론이다.

구용기 전 사직문화보존시민모임 대표는 “여행객들은 그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를 제일 잘 보여주는 장소는 서민들이 자주 가는 곳이라 할 수 있다”며 “이들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포장마차를 이제는 문화의 한 축으로 구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불법주정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 구간 내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광주공원 주변 상권을 살려 광주의 대표적 시민 문화 활동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전 대표는 “50년을 이어온 광주공원 포장마차는 어느덧 광주의 명물이 됐다”며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오랫동안 광주시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이곳이 국제화 시대의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가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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