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홈 >> 오피니언 > 시론

禮義廉恥의 광주다움 메세나 운동, 5·18 정신에서 보다 / 강동완

  • 입력날짜 : 2021. 01.12. 18:06
강동완 前 조선대학교 총장
예(禮)·의(義)·염(廉)·치(恥)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예의(禮儀)를 갖추고, 의리(義理)를 지키고, 청렴(淸廉)함을 칭찬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회인가?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역사의 진화적 관점에서 광주정신의 두가지 내면을 살펴본다.

첫째는 인내천(人乃天)을 실천하는 정신이다. ‘사람이 하늘이다’는 정신은 사람과 하늘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늘임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 무엇보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자는 홍익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무등산은 위대한 평등(平等)의 힘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인내천 정신은 자주와 차별 없는 사회를 추구했던 동학혁명과 대한독립만세, 제국주의 타도, 피압박민족해방 만세를 외쳤던 학생독립운동 정신을 관통하고 있다.

둘째는 가치공동체 대동정신이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기층민과 학생 그리고 시민, 지식인들 간의 자유로운 소통, 생명존중 공동체, 대동사회의 민주주의를 부활시켰다. 공자에 의해 제안된 대동사회는 천하가 공공의 것이라는 ‘천하위공(天下爲公)’ 사상으로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를 뜻한다. 이러한 대동의 모습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과정 중 실현된 것이다.

‘예기(禮記)’ ‘예운(禮運)’편에 공자는 “대도(大道)가 행해지는 세계에서는 천하가 천하 사람들에게 공유된다. 현명한 자를 등용하고 능력 있는 자가 정치에 참여해 신의를 가르치고 화목함을 이루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이 아닌 남의 부모도 사랑하며, 자기 자식뿐 아니라 남의 자식에게도 자애롭게 된다. 나이 든 사람들이 그 삶을 편안히 마치고 젊은이들은 재주와 능력을 펼칠 수 있으며 어린이들은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고 혼자 남겨진 남편, 부인, 고아, 자식 없는 노인, 병든 자들이 모두 부양되며, 남자들은 모두 각기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여자들은 돌아갈 곳이 있도록 한다. 물건은 아무 곳에 두더라도 아무도 가지려 하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들은 스스로 하려 하지만, 반드시 자기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음모를 꾸미거나 간사한 모의가 일어나지 않고 도둑이나 폭력배들이 횡행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집집마다 문을 열어 놓고 닫지 않으니 이러한 사회를 일러 ‘대동 세상’”이라 한다.

사회가 자본과 물질적 힘에 억압당하고 있지만 민주·인권·평화라는 정신적 가치는 민초들이 지키고 있는 시대정신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이념이나 주장 그리고 지역에만 가둬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제 우리는 광주정신을 도시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문명사적 정신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사자소학에 ‘예의염치(禮義廉恥) 시위사유(是謂四維)는 예의를 갖추고, 의리를 지키고, 청렴함을 칭찬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이것이 네 가지 덕목이다는 말이 있다. 부와 권력에도, 민주화 운동에도 예·의·염·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요즘 진정한 지도자와 어른이 없다고 한다. 왜일까?

예·의·염·치가 없어서 그럴 것이다. 예·의·염·치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의 근본이고 생명 정신이다. 청소년과 청년들은 지도자와 어른들이 지켜가는 예·의·염·치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1967년 미국에서 기업예술후원회가 메세나라는 용어를 처음 쓴 이후, 메세나는 문화·예술·과학·스포츠에 대한 지원 외 사회적·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공익사업에 대한 지원 등 기업의 모든 지원 활동을 포괄하고 있다.

지금까지 메세나가 기업인 중심의 문화예술지원이었지만 광주다움 메세나가 민초 중심의 실천 운동으로 이었으면 한다.

광주에 아시아 이주여성, 외국인 유학생 및 근로자, 그리고 고려인들과 새터민들이 삶의 터전을 만들어지고 있다. 이들을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여러 가지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인권이나 교육, 의료, 복지, 금융 등에서 많은 취약점이 있다.

이 시점에서 도시의 다문화 가족을 포함한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메세나 모델이 만들어져 인종, 종교, 이념, 성별, 세대 그리고 국가를 초월하는 행복을 나누는 공동체 가치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광주는 민주와 인권의 가치가 약자들에게도 넘치는 도시,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예와 의 그리고 염과 치의 평화로움이 넘치는 세계 속의 도시로 웅비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예의염치의 민초들에 의한 ‘풀뿌리 시민’ 행복한 광주다움 메세나 운동을 제안해 본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