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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詩] 빗방울은 둥글다 -까닭이 있지·3 / 손동연
손동연

  • 입력날짜 : 2021. 01.24. 18:21
손동연
만약에
빗방울이
세모나 네모여 봐
새싹이랑
풀잎이
얼마나 아프겠니?
(시집 ‘참 좋은 짝’, 푸른책들·2009)


[시의 눈]

시는 짧지만 사유의 의미는 깊습니다. 새싹과 풀잎이 존재하는 건 빗방울이 둥근 까닭에 있었네요. 이 둥글어진 우주 원리란 곧 배려이지요. 세모나 네모진 모서리에 맞는다면 풀잎이 예쁘게 자랄 수 없겠지요. 아이의 화법도 새롭습니다. 제목은 응답, 내용은 질문으로 짜여 있습니다. 즉 ‘문-답’이 아닌 ‘답-문’이 호응된 바 연역적이지요. 만일 ‘빗방울은 왜 둥글까요’로 시작했더라면 벌써 효과는 반감되고 말았겠지요. 시인의 또 다른 연작 ‘까닭이 있지·1’에는 ‘눈 오는 1월이 왜 꽃피는 봄 앞에 있는 줄 아느냐’란 질문에 대해, ‘깨끗한 종이’가 있어야 ‘새꿈’을 그리고, ‘나비, 아이들’을 그릴 수 있다고 응수합니다. 둥근 빗방울에 의해 아이들 꿈과 새싹이 자라듯, 그런 순명한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손동연 시인은 해남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1975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198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등 다양한 장르에 등단했습니다. 동시집 ‘그림엽서’(1984), ‘뻐꾹리의 아이들 1~6’(1987~2012), 시집 ‘진달래꽃 속에는 경의선이 놓여 있다’(1988)등이 있습니다. 그는 참신한 기지(機智)가 돋보이는 시를 쓰는 남도 시인으로 교과서에도 여러 편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노창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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