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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과 지역정책 / 김일태

  • 입력날짜 : 2021. 02.23. 18:16
김일태 전남대 교수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주민등록인구가 감소했다. 특히 연간 출생아 수는 최근 3년간 30만명대로 감소하고 지난해는 20만명대에 이르렀고 합계출산율(2020년 기준)은 0.86으로 OECD 평균 1.63에 비해 거의 절반수준이다. 이제 인구의 자연 감소가 빠르게 진행돼 인구절벽에 직면하고 있다. 인구절벽(The Demographic Cliff)은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의 ‘2018 인구 절벽이 온다’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인구 감소로 생산과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돼 경제활동이 벼랑 끝에 몰린다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에게 인구절벽(人口絶壁) 은 사회의 모든 분야와 지방에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이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지속적인 학령인구의 감소로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는 미니학교나 폐교로 몰리고 있으며, 일부 지방 사립대는 미달 사태로 학생 충원이 어려워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심지어 지역 거점대학도 일부 전공들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학력수준도 점차 저하하는 상황에 놓였다. 앞으로 대학이 혹독한 혁신과 변화가 없으면 수도권 쏠림 현상은 가중될 것이다.

지방은 초토화 일보직전이다. 행정안전부의 인구 감소 시군의 비중(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 기준)에 관한 자료(특별·광역시와 세종시, 제주도 제외)에 따르면 경기·강원·충북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체 인구가 감소하고 시·군별로 전북은 14곳 중 전주를 제외한 13곳(92.9%), 전남은 22곳 중 순천·나주·무안을 제외한 19곳(86.4%)의 인구가 감소했다. 특히 전남의 경우 순천, 나주, 무안의 인구 증가는 교통의 요지이거나 교육도시, 혁신도시 조성, 도청이전으로 인근 시·군 인구를 흡수하는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산업도시 여수(화학), 광양(제철), 영암(조선)은 업종의 장기적 경기침체와 고용특성으로 인구가 유출돼 2004년 200만명이 무너지고 지난해 185만명대이다. 광주시 인구도 2015년 147만2천명 수준에서 2020년 145만62명으로 해마다 감소세다. 주로 청년층이 교육과 일자리로 떠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60년간 일부 선진국 중심도시의 인구비율을 보면 파리, 베를린은 거의 변화가 없고 런던, 뉴욕 등은 약간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수도권 인구수가 비수도권 인구수를 처음으로 역전했으며, 일본도 인구 감소가 지속되면서 전국인구 대비 비율 10% 이상이 도쿄에 집중하는 일극현상이 계속돼 지방은 쇠퇴하고 있다.

이런 심각한 한계 상황에서 정부는 권역별 거점도시를 육성하고 소멸 위기 지역의 노후 인프라를 정비하고 교육·행정·복지 등 각종 도시 기능을 집약한 ‘압축도시’를 만들어 지방의 인구 유출을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정책들은 대부분 실패해 지방의 청년들은 수도권의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어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주택은 부족하다. 또다시 인구의 절반이 넘치는 서울과 수도권에 각종 인센티브와 엄청난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 반복적인 지역발전의 악순환으로 머지않아 수도권은 인구증가로 폭발하고 지방은 인구감소로 붕괴할 것이다.

앞으로 지역발전은 농어촌 생활권의 회복을 통해서 일상적 근린생활시설을 갖춘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시와 읍면의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광역지방자치단체의 거점도시에 교육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활력으로 주변지역을 포용해 지방에서도 떠나지 않으며 수도권에서도 지방으로 사람들이 이주하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소멸 위기의 농어촌을 살리는 길이 급선무이다. 농어촌은 로컬 푸드의 원천으로서 인프라 정비로 1차 산업과 식재료 가공을 통해 안정적인 지역소득기반과 안전한 정주기능을 회복해 귀농귀촌이나 귀어귀촌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지방 중소도시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행정, 학교, 의료복지, 문화 및 생활편의시설, 상업시설 등을 압축해 근린생활권을 형성하고 농어촌과 연계함으로써 근린생활권 관련 일자리를 창출해 농어촌과 지방 중소도시 간에 사람과 물자의 흐름을 연결하는 것이다.

권역별 거점도시의 역할은 권한과 재정, 그리고 공공의 지원체계를 통해서 교육의 질 향상과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거점도시는 수도권 상위 대학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교육의 질을 확보해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주력 및 미래 신산업, 자연환경, 관광과 문화 등 지역 특화 및 비교우위 자원, 6차 산업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비록 수도권에 비해 임금 차이는 있지만 청년들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여 결혼, 출산, 육아의 기대를 충족시켜 젊은 세대의 유턴을 유인하는 것이다.

이제 지역정책은 저출산과 수도권 유출로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을 회복시키는 방안을 전제로 수립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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