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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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천문올림피아드 개최지 확정 이끌다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
<5>‘광주’라는 별이 있어요

  • 입력날짜 : 2014. 06.03. 19:44
“심사위원 여러분! ‘광주’라는 별이 있습니다.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등 어느 도시도 별이름을 가진 곳은 없습니다. ‘광주’가 유일합니다. 그러므로 이번 국제천문올림피아드는 반드시 광주에서 열려야 합니다. 광주가 빛을 뜻하는 빛光자를 쓰는 도시로 빛고을이라고도 불립니다. 천문학은 빛을 연구하는 학문이므로 국제천문올림피아드는 반드시 光州에서 열려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지난 2012년 국제천문올림피아드를 유치하기 위한 설명회장의 한 풍경이다. 대전, 부산, 광주가 유치신청을 해 상호 경쟁하는 가운데, 가장 열악한 조건을 가진 광주가 최종 선정됐다. 광주의 난제는 인천공항에서 광주까지 이동수단이 리무진으로 4시간이상 걸리고, 김해공항으로 들어와도 3시간이 걸린다는 점, 천문학자의 수가 적다는 점 등으로 국제행사를 치르기에 무리라는 것이다. 국제천문학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이형목 서울대 교수가 조직위원장인 이 행사에서 조직위원으로 참여해 장병완 국회의원을 개최도시위원장으로 추대하고, 250여명의 해외영재들의 두뇌올림픽을 열어 국내천문학자 전부가 참여하는 거대행사를 개최하게 됐던 것이다. ‘광주’라는 별은 이렇게 숨어 있다가 다시 튀어나와 세상 밖으로 다시 부각됐다. ‘소행성 광주’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기념해 광주시와 일본 센다이시가 월드컵 개최도시임을 기념하고 광주와 센다이시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센다이시에 있는 천문학자가 소행성을 발견, ‘광주’라는 명칭을 붙여서 광주시에 헌정한 것이다.

광주에서 국제천문올림피아드가 열리기까지 이보다는 규모가 작은 아시아-태평양천문올림피아드를 2009년에 담양의 국제환경천문대에서 주관해 11개팀이 참석하는 국제행사를 이미 치렀다. 이 행사에서 관측시험, 실무시험, 이론시험 등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중·고등부학생들이 자웅을 겨뤘다. 광주·전남에 단 3명밖에 없는 천문학 박사들이 시골의 작은 천문대에서 국제행사를 치러냈다는 것은 일약 큰 화제가 됐으며, SBS-TV를 통해 다큐 형식으로 보도됐다. 담양이 천문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하늘을 가지고 있다는 과학동아의 조사발표가 큰 역할을 했다.

하늘의 별을 관찰하다가 새로운 별이 발견되면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에 통보해 공식확인을 받을 수 있다. 소행성의 정확한 궤도요소가 확인되면 공식적인 고유번호가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했을 때, 행성이나 천체의 명칭은 보통 발견자가 이름을 제안한 이후 최소 두 달 후에 명명 여부가 확정되는데 제안된 이름은 국제천문연맹에서 최종 결정된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명칭이 붙은 소행성은 ‘관륵’, ‘세종’, ‘나’, ‘통일’ 등이 있는데, ‘관륵’은 일본에서 천문학을 전수한 백제인 관륵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으로 1993년 일본인 도쿄대 교수가 발견한 것이다. ‘세종’도 1996년 일본인 아마추어 천문가가 발견한 것인데, 세종대왕을 흠모해온 후루카와 기이치로 교수가 세종대왕 탄생 600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평소에 ‘세종’ 이라는 이름을 붙일 것을 발견자에게 제안해 지어진 이름이다. 또 나일성 연세대 명예교수의 이름을 딴 ‘나(Nha)’라는 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8년 처음으로 이태형씨가 소행성을 발견해 소행성의 이름을 ‘통일’로 명명했다. 2000년 한국천문연구원의 전영범·이병철 두 연구원이 보현산천문대의 1.8m 광학망원경으로 소행성을 발견, ‘보현산’이라는 명칭이 부여됐다. 그 후 2000년에서 2002년에 걸쳐 발견한 5개의 소행성에 한국의 위대한 과학자 ‘최무선’ ‘이천’ ‘장영실’ ‘이순지’ ‘허준’ 등 5명의 이름이 붙여졌다. 또 ‘홍대용’과 ‘김정호’ ‘이원철’, ‘유방택’ 등이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과학사를 빛낸 과학자 14명 중 출생연도 순으로 매겨 과학자의 이름을 붙인 것은 청소년들에게 천문우주분야를 알리기 위함이다. 이렇게 많은 소행성의 이름 중에서 유일하게 도시지명에 붙여진 ‘광주’라는 소행성은 빛고을(Light City)에 걸맞는 유일한 자랑거리이고 우리와 같이 월드컵을 치른 일본 센다이시와의 우정을 다시금 생각케 한다. 우리 광주도 무등산의 군사기지 다 허물어내지 말고 일부는 남겨서 청소년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밤하늘의 별을 보는 하늘의 집을 남긴다면 문화예술도시는 더욱 빛날 것이다.

국제천문올림피아드가 광주에서 열렸다는 것은 국제도시 광주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 일이었다. 우리 광주도 이제 별을 보는 시민이 늘어나야 한다.

이학박사·담양 국제환경천문대장· 조선대 지구과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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