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은 최근 광주·전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빛가람혁신도시에서 의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해부터 이전작업이 진행되면서 이제는 웅장한 모습으로 변한 혁신도시의 이전기관들이 이 땅에 빨리 정착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대토론회를 연 것이다.

우리지역의 최대 싱크탱크인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 그리고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와 함께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우리 지역민들이 먼저 어떤 자세로, 어떻게 이전기관들을 맞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방안을 논의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었다.

지금까지 지역민들은 쭉쭉 올라가는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의 청사를 보면서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겠지···’라고 기대하며 이것저것을 요구해 왔다. 물론 빛가람혁신도시에 대한 지역민들의 바람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이전대상기관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그 기대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적인 사례로, 지난해 이곳으로 이전한 한국전력이 새해들어 발표한 지역환원사업을 보면 우리 지역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통’이 크다. 한전은 ‘2015년 지역 진흥사업계획’ 청사진을 통해 지역 강소기업 유치·육성에 66억원, 지역대학·인재 육성 및 지역 상생협력 등 3대 분야 38개 세부사업에 1천274억원, 전력공급 안정화에 1천348억원 등 총 2천62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광주·전남의 어떤 기업도 이렇게 큰 액수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한 적이 없었다. 혁신도시가 가져다 준 선물의 하나인 것이다.

이처럼 기대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혁신도시 이전기관과 소속 직원들이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꼭 필요하고 또 당연히 해야 할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의견일치를 본 제안 중의 하나는 이들 이전기관이 우리지역에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기 보다는 먼저 그들이 잘 정착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전라도의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으로 안아야 한다는 의제였다. 그동안 정들고 익숙했던 터전을 떠나 낯설고 불편한 외지로 내려온 만큼 빨리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이들 이전기관 종사자들이 우리 지역을 바로알고 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며,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남도 곳곳 바로알기 관광프로그램이 제안됐다. 금요일 오후만 되면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또한 토요일과 일요일 혁신도시에서 생활해야 하는 직원들이 있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하루 또는 1박2일 관광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자는 것이 제안의 골자였다.

이는 단순히 이전기관 종사자들에게 시간을 때우는 식이 아니라 이들이 우리고장에 삶의 정착지로 뿌리를 내리게 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마침 전남도는 빛가람 혁신도시로 이전한 기관의 임직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남도 명승지와 문화유산 탐방행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탐방은 봄 나들이 철을 맞아 남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매주 토요일마다 실시하며, 4개 권역으로 나눠 하루 코스로 운영한다.

광주근교권은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 소쇄원과 식영정, 죽녹원, 메타세쿼이아길을 거쳐, 함평 양서·파충류 전시관과 영광 백수해안도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로 구성됐다. 서남권은 목포 자연사박물관, 유달산과 노적봉, 진도 운림산방, 해남 우수영관광단지 코스다.

동부권은 순천 낙안읍성과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보성 녹차밭, 태백산맥 문학관, 화순 운주사를 돌아보고, 여수권은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라좌수영의 본거지 진남관과 엑스포장, 해상케이블카, 동백꽃 전설이 깃든 오동도가 포함됐다.

문화탐방은 혁신도시 LH2단지 정문 앞에서 토요일 오전 9시 출발하며, 오후 7시 같은 장소로 되돌아온다.

때맞춰 온갖 봄꽃이 남도의 산하를 물들이고 있다. 매화·산수유를 시작으로 개나리·진달래에 이어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이 계절 남도는 어디를 가든 화사하다. 여기에다 남도는 곳곳에 특색있는 먹거리가 즐비하다. 아직 낯선 땅일 수 있는 혁신도시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눈과 입과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들이다.

빛가람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혁신도시의 성공은 단순히 기관 이전에 있지 않다. 이전기관 종사자들이 가족과 함께 광주시민, 나주시민이 되는데 있다. 그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 까지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올 봄이 다 가기 전에 남도의 빼어난 풍광과 푸근한 인심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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