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작업이 이뤄졌던 지난 23일. 이날 진도 팽목항에는 3년만에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던 선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민들이 하나둘씩 찾아오기 시작했다. 1천73일만의 세월호를 보러 온 사람도 있었고 그간 참사를 머릿속에 지우다가 유가족과 미수습자들의 아픔을 통감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세월호 팽목항 분향소에는 아직도 6명의 단원고 학생과 선생의 영정사진이 채워지지 않았다. 당시 단원고 학생인 조은화, 허다윤, 박영민, 남현철과 고창석 선생, 양승진 선생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가족들은 차가운 바다속에서 이들이 돌아오기 만을 바라며 팽목항에서 고통스럽게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3년간의 기다림 끝에 들려온 인양소식을 통해 이들은 “이제는 내 가족을 찾을 수 있겠구나”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인양 성공 소식이 들리면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올렸다. 자신들과 함께 같이 울어주고 끝까지 함께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돌이켜 보면 광주의 경우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이 유독 남달랐다. 광주에서는 세월호 3년 상을 치르는 광주시민모임은 재판때부터 찾아오는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꾸준히 활동했다. 이에 이들은 최근 5·18민주운동화 기록관에서 그간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활동들을 정리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또 28일에는 홍성담 화백이 광주시립미술관 앞에서 그간 정부의 압력으로 걸지 못한 ‘세월오월’이 다시 전시된다. 모두가 세월호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만 선체 인양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중 첫 단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직 남아있는 9명의 미수습자를 찾는 것은 물론 유족들이 제기한 선체 침몰의 원인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작업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의 7시간도 함께 밝혀야 할 과정이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세월호도 인양된 만큼 나머지 미궁 속에 파묻힌 의문점도 모두 해소되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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