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가 음악의 형태로 재탄생해 독자의 곁으로 가게 되니 정말 기쁩니다. 제 시를 음악으로, 아름다운 가곡으로 만들어 준 김진우 작곡가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오는 19일 오후 7시 광주 유·스퀘어 금호아트홀에서 ‘시가 내게로 온 것은’을 주제로 시와 음악이 함께하는 음악회를 여는 시인 임원식(77) 광주문인협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음악회는 임 회장과 김진우(중앙대 예술대학 음악학부 명예교수) 작곡가가 함께 꾸미는 무대다. 김 작곡가가 임 회장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을 해 다수의 가곡을 선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6년, 두 사람은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이같은 방식의 음악회를 열었으며 올해 행사는 세 번째다.

음악회엔 이용섭 광주시장, 최규철 광주예총 회장, 관객 300여명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계획이다.

“2014년 첫 행사를 열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시인에겐 자신의 시가 음악이 돼 다시 돌아오는 것은 매우 영광이고 기쁜 일이거든요. 김 작곡가는 제 시에서 음악적인 요소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영감을 얻어 작곡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평이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시여서 김 작곡가가 제 시를 좋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첫 음악회 이후 김 작곡가의 음악이 너무 좋아서 한 번 더 행사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2년 주기로 어느새 세 번째 행사를 열고 있네요.”

이처럼 음악회가 성사되기까지는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 놀라운 것은 두 사람은 2014년 첫 번째 음악회 전까지만 해도 일면식도 없었다는 점이다.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임 회장의 시집을 받게 된 김 작곡가는 그 작품들을 토대로 작곡을 하게 됐다. 첫 시집을 통해 20여곡, 이후 임 회장의 시로 지속적인 작곡을 한 것이 지금까지 66곡이나 된다.

“말 그대로 예술이 맺어준 인연입니다. 시는 음악적이고, 음악은 또 시적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작곡가와 시인이 예술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맺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음악회에선 임 회장의 시를 토대로 한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모두 현직 성악가들이 부르게 된다. 광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김미옥을 비롯, 소프라노 김정연·임영인·임청화, 메조소프라노 추희명, 바리톤 박흥우가 무대에 선다. 피아노 반주는 엄은경 연주자가 맡는다.

특별 손님으로 제37대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을 역임한 이근배 시조시인도 함께한다. 이 시인은 임 회장과의 인연으로, 본격 음악회 시작에 앞서 시낭송을 할 계획이다.

올해 세 번째 음악회를 마치고 임 회장은 이 음악회를 더 확장시켜나갈 향후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제가 광주문인협회장을 맡고 있으니, 앞으로는 제 시 뿐 아니라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시를 모아 음악으로 만들고, 이를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할까 합니다. 김 작곡가와의 협업으로 매년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곡들을 발표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음악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임 회장은 시와 음악이 함께하는 자리에 많은 시민의 참석을 당부하는 말도 전했다.

“시를 통해 음악이 만들어지고, 음악회를 통해 제 시가 관객에게 알려지고 하는 것이 매우 뜻 깊고, 이를 시민과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계절, 시심과 선율의 서정을 나누는 음악회에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문의 062-227-0811)/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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