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곧 우리나라의 미래다. 그런 미래가 절대 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홉 살의 어린 아들을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계모사건으로 전 국민을 분노하게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창녕에서 끔찍한 아동학대로 인해 맨발로 거리를 뛰쳐나온 아이가 주변사람들에 의해 구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만약 당시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발견하고도 그냥 지나쳤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계속되는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날갯짓 한번 못한 채 세상과 이별했을 수도 있다.

아동학대의 심각한 문제점이 여기서 나타난다. 모든 사람을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 규정하고 있는 캐나다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동보호기관 종사자, 학교 교직원, 그리고 의료인 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의 조기 발견률이 매우 떨어지는 실정이다.

주변을 좀 더 관심 깊게 봐보자. 아동학대를 받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일찍 발견하는 것 하나만으로 그 아이의 인생이 바뀌는 일이기에 사람들의 인식 전환과 관심이 필요하다.

물론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단순히 자녀를 훈계하니 개입하지 마라”고 한다면 쉽게 개입할 수 없는 것이 현행 체제상의 문제다. 언제든 학대의심 정황을 발견했을 때에 112로 신고해준다면 학대피해아동을 상대로 좀 더 적극적인 피해예방활동이 가능하다.

아동학대는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다. 한 사회의 건강의 척도는 아이들이라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공식 발표한 아동학대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다. 이 수치 증가와 더불어 우려되는 것이 또 있다. 고전적 의미의 학대인 신체 학대 비율보다 정서적 학대를 비롯한 방임, 그리고 여러 유형이 중복되어서 나타나는 중복학대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중복학대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아동학대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방증인 것이다. 아울러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관심·대책이 필요한 것은, 아동학대가 개인과 가족의 문제를 넘어 사회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친다는 데에 있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특수성 때문에 아동학대는 발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아동학대는 신고되어야 발견되고, 발견되어야 개입되며, 개입되어야 예방·치료 될 수 있다. 사회의 관심과 신고만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 있다. 아동학대 또한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범죄행위 임을 우리 모두 공유하고 아동학대에 관하여 만큼은 ‘예방이 먼저’임을 인식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 만들기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좀 더 관심 어린 시선으로 주위의 아이들을 바라보길 바란다. /김정은·여수 쌍봉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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