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풍정괘 구사의 효사는 ‘정절족 복공속 기형악 흉’(鼎折足 覆公 其形渥 凶)이다. 즉 ‘솥의 의 발이 부러져 왕공에게 바칠 음식이 모두 쏟아지고 그 얼굴이 젖으니 흉하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왕공에게 바칠 음식물이 모두 쏟아져 그 얼굴이 젖으니 어찌 신임을 얻겠는가’해 ‘복공속 신여하야’라 말했다. 이때는 상황이 뒤집혀지고 힘들다. 안에 담겨있는 음식물을 모두 쏟아내니 물질적인 손해가 극심하다. 그러나 운기가 좋은 사람은 새로운 것을 담기 위해 쏟는다.

구사는 삼양효(三陽爻)의 극한 데에 있어 내용의 무게가 가장 큰 곳이고 이를 바치는 응효인 초육은 음효(陰爻)이니 다리의 힘이 약해 위의 무게를 충분히 바칠 수 없다. 솥의 음식은 공(公)이 천제(天帝)에게 제사 드리고 성현(聖賢)을 기르기 위한 음식으로 이를 ‘공속’이라 표현했다. 음식물이 엎어져 공의 얼굴이 붉게 분노로 변하니 어찌 신임을 얻을 수 있고 흉하지 않겠는가. 구사를 얻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빠져서 파멸에 이르는 흉조(凶兆)를 만나는 때다. 원하는바 등은 분에 넘치는 일을 추진해 모든 것을 엎어버리고 운기, 사업, 거래 등은 기초가 박약한데 지나치게 크게 손대 파멸 위험이 있다. 담판, 교섭 등에서 역량이 부족하고 간사한 부하를 너무 신뢰해 실패하거나 상거래에서 남의 물건을 맡았는데 파괴돼 곤궁에 처할 수 있다. 혼담은 복멸(覆滅)의 위험이 있으니 멈춰야 한다. 잉태는 불길해 태아가 위태롭고 태아를 살리기 위해 산모가 위험한 상황이다. 병은 위중하고 위태롭다. 기다리는 일은 나쁜 결과를 초래하고 가출인은 도중에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고 실물은 파괴·멸실돼 발견되지 않는다. 만사가 전복되고 파멸될 흉조가 있으니 물러서서 경계해야 할 때다.

정괘 육오의 효사는 ‘정 황이금현 이정’(鼎 黃耳金鉉 利貞)이다. 즉 ‘솥의 누런 귀에 금으로 만든 단단한 고리를 끼웠으니 정도를 지키는 것이 이롭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솥에 누런 귀가 있음은 중으로 실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해 ‘정황이 중이위실야’(鼎黃耳 中以爲實也)고 말했다. 이때는 재물이나 시험 운에 좋고 회복하는 단계다. 그러나 변괘가 천풍구(天風 )로 갑자기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변할 수 있다. 육오는 주괘의 주효로 이·삼·사효가 정의 몸통이었던 것에 대해 육오는 정의 귀에 해당한다. 육오는 유순중정(柔順中正)의 효로 자신을 허(虛)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니 음식을 조리해 천제께 제사 지내고 성현을 기르며 선언(善言)을 받아들여 단전에 말한 이목총명(耳目聰明)을 숭상함으로써 정의 도(道)에 적합한 것이다. ‘황이금현’(黃耳金鉉)이란 의미는 황금의 귀에 금 고리를 가진 훌륭한 정으로 황이(黃耳)는 덕이 높은 군주를 말하고 금현(金鉉)은 군덕이 높은 군주를 따르는 현신(賢臣)을 의미한다. 서죽을 들어 육오를 얻으면 육오는 정의 상부로 끓는 것을 꺼내 먹을 수 있는 위치니 지금까지의 노력이 보답돼서 이익과 공이 있을 때다. 천풍구로 변해 손아랫사람이니 여자로 인해 생각지 못한 재난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업, 거래, 교섭, 담판 등은 밖으로 나아가 진취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를 견실(堅實)하게 해 이익을 쌓아가는 것이 좋고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는 않으나 확고함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스승이나 선배의 조력을 받으면 유리하게 해결되고 이득이 있다. 혼담은 좋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나 변괘가 구괘(�M卦)이니 상대 여자의 정신이나 체력이 너무 강함을 주의해야 한다. 잉태는 평산이다. 병은 치료비가 많이 드는 난증중태(難症重態)로 급병(急病)할 우려가 있다. 기다리는 일은 잘 돼가고 가출인은 행방을 알 수 있으며 실물은 찾아낼 수 있다. [실점예]에서 정괘 구오를 얻었을 때 홍몽선 선생은 변괘인 천풍구괘를 본괘와 동등하게 중시해 판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만일 이를 간과 무시하면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해 뜻밖의 사태에 직면한다고 했다. 이러한 예로 ‘보석반지의 분실 행방 여하 실점예’에서 ‘정괘는 간산(艮山)은 집안으로 집안의 상자 속에 건금(乾金)인 보물을 품고 있는 상이니 아직 보석반지는 집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고 상자속에서 나올 것으로 추찰할 수 있다. 괘상을 보면 내괘는 손(巽)으로 어디론가 휩쓸어 들어간 것이 외괘 이(離)로 발견돼 눈으로 본다는 상의가 있으니 찾을 수 있다’고 점고했다. 사실은 작은 상자 속에서 보석반지를 찾았는데 이는 집안의 가장(家長)과 내연의 관계에 있는 가정부가 훔쳐 갔으나 겁이 나고 내연의 관계까지 들통 날 것이 두려워 반지를 두고 가버린 것이었다. 가정부와 가장과의 관계는 바로 변괘 구괘의 예측불허의 상황을 암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정괘 상구의 효사는 ‘정옥현 대길 무불리’(鼎玉鉉 大吉 无不利)다. 즉 ‘솥이 옥고리에 끼웠으니 크게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솥이 옥고리에 끼웠다는 것은 강유를 조절함’이라 해 ‘옥현재상 강유절야’(玉鉉在上 剛柔節也)라 말했다. 이때는 새로운 변신을 하기 위해 변화가 온다. 친한 사람들과 멀어지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얻어지는 것이 많은 때다. ‘정옥현’(鼎玉鉉)이라는 것은 육오에서 금현(金鉉)이라는 고리 현(鉉)에 옥(玉)의 장식을 붙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정은 상구를 옥현이라고 부를 정도로 훌륭한 것이니 대(大)는 당연하니 대길(大吉)이라는 것을 얻고 이롭다는 것이다. 육오가 총명(聰明)의 유덕(柔德)인 것에 대해 상구는 강직(剛直)이 절제를 해서 길(吉)을 얻을 수 있다고 상전에서는 말하고 있다. ‘정괘(井卦) 상효에서는 정수 물막 유부 원길, 혁괘(革卦) 상효는 군자표변 소인혁면 정흉, 거정길, 정괘(鼎卦) 상효는 정옥현 대길 무불리’라 해 모두 상효에서 길을 볼 수 있고 천하의 중대사에 있어서 사효의 서정(庶政)에서의 대신(大臣)보다는 육효의 군(君)의 사부(師傅), 국가의 원훈(元勳)이라는 의미에서 상효를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서죽을 들어 상구를 얻으면 정괘(鼎卦)가 항괘(恒卦)로 변하는 것은 상효가 길조라는 것을 더욱 강하게 의미하는 것이지만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유종의 성과를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존경을 받고 그로 인해 비상한 발전이나 영달을 볼 때이므로 자아의 고집이나 고립을 경계해야 한다. 사업 등은 능력과 자금 등이 아주 원활해 순조로우니 급진하지 말고 견실하게 추진하면 성대해 진다. 담판이나 교섭, 원하는 바 등은 주인에 해당하는 사람의 원조를 받아 잘 돼가고 이뤄진다. 혼담은 아주 길하고 중개도 잘 진행되며 혼인 후에도 평화로운 길조가 농후하다. 잉태는 안산이고 도움을 주는 좋은 의사를 만난다. 병은 중병이고 고질화돼 쉽게 치료하기 어렵다. 기다리는 것은 기대한 바와 같이 진행되는 시기가 됐고 가출인은 행방을 알 수 있고 분실물은 찾을 수 있다. 고도탄상은 ‘모 관리의 운세점’에서 상효를 얻고 점고하기를 ‘정은 여러 사람을 조화시켜 기르는 괘로 사람은 온화함을 근본으로 해 여러 사람에게 베푸는 자다. 정은 발이 있어도 발로 움직일 수는 없고 현(鉉)에 의해서 움직이는데 지금 상효를 얻었으니 여러 사람의 진퇴당락(進退當落)을 결정하는 권력을 가지고 있고 윗사람에게 자문할 수 있는 덕을 가진 자다. 상효는 음위에 양효가 있어 양의 강한 결단력은 사도(師道)의 엄숙함이고 음의 온순함은 사람에게 선량함과 온화함을 갖춘 자이니 입신출세할 것’이라고 해 역시 그러했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062-654-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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