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지 사회부 기자

광주·전남지역 경찰이 잇따른 범죄로 물의를 일으켜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에 음주운전 단속현장에서 적발되는가 하면 성 비위 사건, 금전거래 의혹 등으로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일 오후 10시30분께 북구 양산동 음주단속 현장에서 도주한 A경위가 다음날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업무에서 배제됐다. 올해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광주·전남에서는 술을 마신 경찰관 5명이 음주사고를 내거나 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부정적인 금전거래 정황도 포착됐다. 광주경찰청 소속 B경위는 전임지인 타 지방청에서 불거진 사건 관계인과의 부정한 금전거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또 나주경찰서는 가정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C경위에 대해 직위 해제한 뒤 감찰 조사를 벌였다. 무안경찰서 소속 D경감은 차 안에서 지인인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등 성 비위 사건도 잇따랐다.

문제는 이 같은 비위 행각이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이른바 ‘경찰 간부’라 칭해지는 직급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제도 시행(2021년 1월1일)을 앞두고 있다. 경찰에게 1차 수사 종결권이 부여되고, 공수처의 등장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로 안보 수사의 역량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이는 그만큼 책임도 더 크게 뒤따름을 의미한다.

하지만, 각종 비위로 윤리 교육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재 상황이 다소 모순적이다.

경찰이 피의자 신분으로서 명예롭지 못한 A, B, C로 나열되는 일이 지속되면 언제든 역으로 개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치안 수요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찰 조직 구성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내적 쇄신이 필요한 이유다.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아이러니가 더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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