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민선7기 역점 사업들이 차례로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이 시정 성과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수 있을까.

어등산 개발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대(41만7천㎡)에 유원지, 호텔, 골프장, 경관녹지 등 유원지를 만드는 게 골자로 16년째 표류하고 있는 당면 숙원이다. 하지만 그간 추진 행태는 자칫 ‘광주시의 개발 의지 부족’을 의심케 한다.

앞서 광주시는 총 사업비 4천800억원의 10%인 480억원의 협약 이행 보증금을 우선협상 대상자인 서진건설에 요구했지만, 서진건설은 기반사업비 200억원의 10%인 20억원만 내겠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재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공고지침에 대한 엇갈린 판단으로 극명한 입장 차만 보였던 양측은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으며, 기재부는 “협약 이행 보증금 민간투자법을 적용해 사회 기반시설 조성에 투입되는 공사비·설계비 등만 총사업비로 봐야된다”는 결과를 최근 통보했다.

기재부가 사실상 서진건설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어서 광주시가 당초 사업 공모 과정에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 사업자 재공모와 우선협상자 대상 취소 소송 등 장기간 제자리걸음으로 피로감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법 해석의 맹점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용섭 시장이 이끌고 있는 민선7기 시정은 달빛내륙철도, 광주형 일자리, 도시철도2호선,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조성 등 해묵은 현안 사업에 대해 방점을 찍고 있다. 현재 유일한 옥에티가 ‘어등산 개발’인 셈이다.

앞으로 광주시는 서진건설과의 보다 생산적인 협의를 이끌고 나감과 동시에 사업자의 ‘사업먹튀’를 경계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광주시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한다는 의미의 ‘극세척도(克世拓道)’의 자세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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