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왔었던 한 남성은 얼굴이 길고 손발도 길었다. 관상학적으로 볼 때 전형적인 목형(木型)의 상(相)이었다.

그런데 그의 눈동자는 누렇게 황색을 띄었고 얼굴빛은 검게 드러나는 흑색이 강했다. 눈은 간의 혈과 직결되어있고 흑색의 빛깔은 동양학에서 신장과 췌장 같은 수기(水氣)에 속하는 장기의 기운을 나타낸다. 이미 내장의 기운이 목(木)과 수(水)에 해당하는 장기에 이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술을 많이 드십니까?” “술은 좋아하지만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으신가봐요.”“왜, 그런 말씀을 하시죠?” “선생님의 관상에서 드러나는 부분이 간과 신장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부위는 술을 절제하지 못하거나 지나친 스트레스로도 망가지거든요.” “아, 그렇군요. 병원에서 간경화 초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 건강이 더 나빠지나요?” 그는 불안하고 초조한 말투로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다행히 운의 흐름이 올해를 정점으로 다시 회복기에 들어와서 긍정적으로 상담은 마쳤다.

그는 지난 5년간 사업이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너무나 몸을 혹사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이 나빠진 것이다. 관상을 볼 때 이 남성의 경우 처럼 뚜렷하게 얼굴로 드러나는 기색(氣色)이 어느 지점에 나타나는 경우는 그곳의 상태가 길(吉), 부(不)로 관상에 드러나는 것이다.

관상학의 고전(古典)에 보면 ‘색(色)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기운(氣運)의 정화이니 기운이 아주 정의롭게 되어 꽃이 피는 것과 같이 되면 그 빛은 밝게 나타나며, 태식(胎息)이 얼굴빛의 정신으로 나타나는 것이니, 그 정신과 얼굴빛이 잘 화합이 되어 피부에 깊이 들어가게 되면 그 사람의 정신이 능히 기운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색을 오색(五色)으로 구분하면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청색(靑色)은 해뜨기 직전 동쪽의 밝은 하늘색에 윤택이 있어야 좋은 색이지만 두드려 맞은 듯 퍼렇게 멍든 듯 한 색은 불길(不吉)한 것이다. 홍색(紅色)은 대낮에 틈새로 방안을 비추는 붉은 듯 밝은 것이 좋은 색이지만 빨갛고 메마른 색은 불길한 것이다. 황색(黃色)은 부화하고 얼마 뒤 거위새끼의 털같이 윤택 있는 황색이 좋은 색이지만 땅바닥에 뒹구는 낙엽같이 메마른 황색은 안 좋다. 백색(白色)은 옥돌같이 희고 윤택한 색이 좋은 색이지만 마른 뼈같이 윤기 없는 흰색은 불길하다. 흑색(黑色)은 옻칠한 듯 검고 윤택이 나는 것이 좋은데 연기에 그을린 듯하고 어두운 색은 불길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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