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전용관 전경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미술관의 위상은 소장품이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미술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보여주는 기준이 바로 소장품에 있어서다. 이는 전시기획 및 연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중과 소통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소장품을 활용해 작품의 가치를 공유하는 전시가 개최돼 눈길을 끈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1 기증작품전:시작’과 ‘소장품 전시’전이다.

미술관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구입과 기증을 통해 200여 점에 달하는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품을 비롯한 사회 저명인사의 기증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본관 1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1 기증작품전:시작’은 민중미술가 김정헌 작가와 가람화랑 송향선 대표의 기증작품으로 구성됐다.

김정헌 작가는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화가로 1980년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작품에 가감없이 표현해 민중미술의 역사를 이끌었다.

이번에 기증된 작품 중 ‘경제·정치·종교’는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으로 저항파 희생정신으로 가득했던 광주의 오월을 은유적이고 긴장감 넘치게 표현해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송향선 대표는 1977년부터 현재까지 인사동에서 한국 근·현대미술 전문 화랑인 ‘가람화랑’을 운영하며 다양한 작품을 미술 애호가와 관람객들에 소개하고 있다.

이번 기증작품전은 상설전이며, 추후 다양한 주제와 맥락을 담아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소장품 전시도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문을 연 ‘소장품전 : 막간’은 미술관이 3년 동안 구입해온 작품을 연도별로 구성, 미술관 컬렉션의 다양성을 표현했다.

김호득·이건용·정경화·한묵·오윤·윤재우·데이비드 살레 등 남도 대표작가 및 국내외로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들의 회화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소장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향후 미술관이 소장품 구입과 관련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전시는 내달 2일까지 이어지며, 지하 1층 5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전남도립미술관 관계자는 “기증은 공립미술관의 한정적인 구입예산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소장품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며 “소장품 공개를 통해 미술관을 향한 관람객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고, 그동안의 소장품 구입 동향을 파악해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송필용 作 ‘땅의 역사’

‘소장품전 : 막간’ 전경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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