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생명존중의 안전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선진교통문화 정착 광주시민 토론회’가 10일 오후 광주시교통문화연수원에서 열렸다. /김애리 기자

광주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교통사고 발생률은 전국 최상위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교통사고를 줄이는 문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주소를 진단해보고 지역의 교통사고 감축과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회가 10일 광주시 교통문화연수원 중강당에서 열렸다. 사람중심 생명존중의 안전문화도시 광주를 만들기 위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기형 도로교통공단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본격 토론에는 최동호 광주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임찬혁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김은미 어린이안전학교 회장, 김광훈 광주시 자전거정책자문관이 참여했다. /편집자 주

◇주제발표=▲이기형 도로교통공단 교수
◇좌장=최동호 광주대학교 교수
◇토론=▲임찬혁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김은미 어린이안전학교 회장 ▲김광훈 광주시 자전거정책자문관


●주제발표=이기형 ‘통계로 알아보는 광주교통사고 유형과 대책’

우리 지역 교통사고 최근의 통계를 살펴보면서 사고가 왜 일어나는 것인지 그리고 사고를 막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보고자 한다.

광주지역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보면 차대차 사고가 차대보행자 사고보다 약 4-5배 많다. 하지만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사고는 차대보행자 사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차대차 사고는 일어나도 범퍼와 에어백, 안전벨트가 탑승자들을 보호할 것이기 때문에 치사율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고 차대보행자 사고는 운전자가 피하려다 측면 사고가 발생, 머리가 아스팔트에 부딪혀지는 경우가 꽤 많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운전할 때 보행자 입장도 같이 고려를 해보면 좋겠다. 예를 들어 목적지가 건너편 은행으로 왕복 6차선의 도로라면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로 가야 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무단횡단을 할 수 있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그 전으로 돌이키기 어렵다. 특히 무단횡단으로 보행자가 사망한다면 운전자는 평생 생각나는 악몽과 같은 상황이 될 것이며 사망하지 않는다면 운전자는 이 보행자로부터 방어운전에 대한 큰 교훈을 얻을 것이다.

신호등이 적색 등화가 세로 신호에서는 위쪽, 가로 신호에서는 제일 왼쪽에 배치가 된 이유는 사람이 글을 읽을 때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읽는 것처럼 더 중요한 곳을 더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해 멈춰 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시설물들을 신경 써서 많이 만들어놓고 주의하게 만들어 놨음에도 실제 운전자들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요즘에는 가다 보면 조금 높은 횡단보도가 있다. 이를 고원 횡단보도라고 하는데 휘도가 높은 노면 표시보다 조금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곳에 설치할 수는 없겠지만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점, 속도가 빠르지 않은 지점들은 규정에 맞춰서 설치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처럼 조금 더 효율적인 효과적인 시설물 설치 방법은 없는지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도로교통공단은 육교 철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육교가 있는 곳에서 사고가 더 발생하는데 운전자들의 대부분의 생각이 육교가 있기 때문에 무단횡단자가 없으리라 판단해서다. 꼭 필요한 육교들을 제외해놓고 나머지는 지금 철거하기 위해 공단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오토바이 사고를 얘기해 보고자 한다. 어느 시골길 편도 1차로, 왕복 2차로에서 한 승용차가 오토바이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 오토바이가 갑자기 속도를 줄였다. 이때 차량 운전자는 앞지르기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서행이 아닌 좌회전을 위해 서행했던 것이었다. 이처럼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한다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현재까지 노력은 많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하게 운전하는 방법에 대해서 강의할 수 있는 제도도 없고, 현재 시행이 되는 곳도 없다. 그래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하는 방법에 대해 제도 혹은 시범 사업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찬혁 광주시 교통정책과장 “전동킥보드·어린이보호구역 안전 최우선”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 수단 ‘전동킥보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주정차 방치, 운전미숙 등이다. 시는 지난해 9월25일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지난달 1일 견인자동차 운행 관련 조례를 개정, 이달부터 견인을 통한 안전사고 등 민원 예방에 힘쓰고 있다.

안전대책 방안으로는 주차질서를 개선해야 한다. 도로에서 안전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일정 구간을 정해 개인형 이동수단의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 개인형 이동수단 거치구역과 거치제한구역의 지정·운영이 필요하다. 운전자는 보호장구 착용과, 승차인원을 초과하는 행위, 음주운전, 운전중 휴대전화 조작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 전동킥보드 운전자격을 엄격하게 하고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달부터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전면금지 시행에 들어갔다. 단속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점심시간대 및 주말·공휴일 단속유예도 폐지된다. 하지만 인근 주택과 상가들이 주차불편, 매출감소를 겪는다며 법률 및 단속완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 운영에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시민들의 이해와 시민의식개선, 공영 및 민간주차장 지원사업 등 대책도 추진할 것이다.


●김은미 어린이안전학교 회장 “무단횡단사고 예방, 운전자 의식 전환을”
최근 5년간(2016-2020) 통계에 의하면 무단횡단에 따른 교통사고 건수는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무단횡단에 의한 교통사고 비중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어린이, 학생(청소년), 노인 등 교통약자에 의한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도심권보다 상대적으로 교통안전 시설이 미비한 외곽지역의 무단횡단사고가 높다.

특히 어린이의 보행 중 교통사각지대 발생에 따른 무단횡단 사고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에 대한 교통사각 지대 발생으로 무단횡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특성을 감안한 운전자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 광주시와 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어린이, 학생(초·중·고) 등에 대한 교통안전의식 함양을 위한 교통 안전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무단횡단 교통사고 다발지역 및 격오지역에 대해서는 무단횡단 방지 펜스, CCTV, 고원식 횡단보도, 어린이 및 노인 보호구역 확대 등 교통안전 시설물을 보강해야 한다.

어린이 및 노인 보호구역을 확대해야 하며 운전면허시험에서도 무단횡단 돌발 사고 예방 과정 추가 등 제도적 보안도 강화해야 한다.


●김광훈 광주시 자전거정책자문관 “선진교통문화, 도보·자전거부터 시작”

걷다 보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면 좀 더 먼 거리까지 볼 수 있다. 자동차 위주로 만들어진 건물의 돌출형 세로간판은 없어도 찾아가는데 무리가 없다. 밤이면 불을 밝히는 간판이 없어도 되니 전기에너지를 아낄 수도 있다. 도보를 교통으로 본다면 가능한 일이다.

자전거의 경우도 그렇다. 도심 내 자동차의 속도를 40㎞/h로 낮추면 빠르고 안전한 것은 물론 50m 이내에 하나씩 있는 가로등을 밝게 할 필요도 없고 신호등 또한 하나씩 또는 더 많이 줄여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어려운 이유는 첫째, 도보나 자전거를 교통의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종 장애물로 막혀 있는 보행자도로를 정비하는 것이 먼저다. 자동차의 속도가 낮춰지면 가장자리로 자전거가 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둘째, 행정의 기능 상실이다. 인구 백만이 넘는 도시에 보행과 관련된 부서가 없다. 교통국이나 에너지국이 탄생돼 기능의 탄력을 받아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셋째는 결국은 시민의 몫이다. 자동차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제적 이유 때문에 자동차 구입을 미룰 뿐이지 뜻하는 바가 있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겠다고 하는 이들은 몇이나 있겠는가. 불편함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정리=박선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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