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올해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최병모·나경심씨.

팔순을 바라보는 만학도들이 법학대학에 진학하는 등 배움을 계속 이어나가 화제다.

주인공은 올해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졸업생 최병모(79)·나경심(74·여)씨다.

20일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최근 만학도 319명이 졸업했다. 공식 졸업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하지 않고 졸업 며칠 전부터 개인적으로 졸업장을 찾아가는 것으로 식을 대신했다.

초등학교 이성금씨 외 22명, 중학교 김정례씨 외 69명, 고등학교 김수환씨 외 225명 등 총 319명이 영광스런 졸업장을 받는다.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최병모씨는 올해 목포대학교 법학과에 합격해 대학 새내기의 꿈에 부풀어 있다. 75세에 목포제일정보중학교에 입학해 77세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79세인 올해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를 졸업했다.

50-60대가 평균 연령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서 ‘왕오빠’로 통하는 최병모씨는 무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주경야독으로 공부했다. 특히 한문에 관심이 많아 재학 중 한자급수 3급 자격을 취득했으며 교내 ‘도전! 생활한자의 달인’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할 만큼 학창시절 한문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문해과정을 통해 초등학력을 취득한 후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부인 김모(77)씨와 함께 즐거운 학교 생활을 보냈다.

최병모씨는 “힘든 줄도 모르고 오직 배워야 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공부했다”며 “목포대학교 법학과 합격 통지서를 받고 얼마나 가슴이 설레는지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 싶다”며 “노력하는 자는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더욱 확실히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합격한 나경심씨도 “영광스러운 졸업을 맞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좋고 또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씨는 50세부터 영광군 향교를 관리하는 일을 했다. 향교에 기거하며 등·하교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왕복 5시간이다. 향교에서 20분 가량 자전거를 타고 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한 뒤 버스 편으로 무안, 목포에 도착해 학교까지 도보로 10분을 걸어야 하지만 등·하교 시간이 즐겁기만 했다.

나경심씨는 “7남매를 가르치느라 공부할 생각도 못하고 살았지만 책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며 “70세가 되던 해 농협에서 우연히 학교 홍보 전단지를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고 말했다.

나씨는 “곧바로 학교에 입학해 꿈 같은 중·고등학교 4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해 배움을 이어가고 싶었다”며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만큼 배움의 즐거움으로 하루 하루가 행복하다”고 미소지었다.

/목포=정해선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