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6(화)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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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주년을 맞은 소회는?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시작된 새로운 길이라 부담과 걱정이 많았다. ‘도민의 안전과 생명이 자치경찰위원회에 달려있다’는 일념으로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치경찰이라는 낯선 제도가 어떻게 하면 주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
전남경찰청을 비롯한 여러 유관기관의 협조와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일정 부분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기에 굳건한 각오로 최상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과 역량을 결집하겠다.
▲의미 있는 성과는?
-취임 이후 위원회의 중심 가치를 ‘인권’에 두고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에 노력했다.
인권감사팀을 조직하고 외부 인권전문가(변호사)를 팀장으로 임용해 인권 업무를 집중 추진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범죄피해자 통합지원 연계망’을 구축했다.
범죄 피해자 통합지원 연계망은 성폭력·가정폭력 등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유관기관 정보를 한눈에 알아보도록 만든 지도 형식의 체계도다. 유관기관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일선 경찰관이 신속히 유관기관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피해자 지원 사각지대도 줄었다. 범죄 피해자 인권이 증진되는 것이다. 현재 목포에서 시범사업 중이며 올해 안에 전 시 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남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안서비스 시책 개발에도 주력했다.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유인도 271곳 중 59곳에만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는 등 치안이 열악하다.
올해 5월 ‘섬 지역 치안 드론 및 운용 체계 개발 사업’이 정부 공모에 최종 선정돼 총사업비 8억원(국비 4억5천만원)을 투입,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섬 지역 치안 드론 및 운영 체계 개발 사업’은 경찰관이 활동하기 어려운 섬 지역을 드론이 대신 순찰하는 시스템이다.
사업 선정·개발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해 의견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주민 맞춤형 치안 서비스 제공’이라는 자치경찰제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정기항로 선착장 CCTV 설치사업을 위한 특별교부세 5억원도 확보했다. 선착장은 섬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반드시 출입해야 하는 곳으로 CCTV 설치 시 범죄예방 효과가 가장 높은 곳이다. 향후 섬이 있는 6개 시·군 정기항로 선착장 중 경찰관이 상주하지 않는 49개소를 대상으로 전남경찰청·지자체와 함께 최종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고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
-예산 부분은 항상 아쉽다. 자치경찰제가 시행됐지만 자치경찰사무 신규사업비와 담당공무원 후생복지 등은 지방비 부담이 크다. 시·도별 재정력 차이에 따라 치안서비스 품질에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위원회는 공모사업 등 국비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교통 과태료·범칙금 등 자치경찰 재원 활용 ▲자치경찰특별회계 및 자치경찰교부세 신설 등을 통한 포괄적 재정 지원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도민들의 인지도도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해 9월 실시한 도민 설문조사에서 자치경찰 인지도가 5점 만점에 2.88점으로 제도 시행 초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기자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홈페이지 개설, 정책 공모전 등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위원회 공식 BI 개발, 대표 홍보 영상 제작, 홍보 콘텐츠 공모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치경찰을 홍보할 계획이다.
▲노인 인구가 많은 전남 특성을 반영한 정책은 무엇인가?
-전남은 65세 이상 어르신이 전체 인구의 24.6%를 차지해 전국에서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다. 어르신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전체 도민 생활안전 향상의 첫걸음이라는 데 의지를 모아 제1호 시책으로 ‘어르신 범죄피해 예방 종합 안전대책’을 추진했다.
지난해 7월부터 위기 어르신 발굴·보호를 위한 찾아가는 현장활동 강화, 어르신 실종 예방 및 조기 발견 대응체계 확립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독사·보이스피싱 등 어르신 치안 문제 662건을 선제 발굴해 복지서비스 연계, 생활환경 개선, 상담 지원 등의 조치로 해결했다.
올해 5월부터 독거노인 범죄 안전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어르신 2만1천653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해 필요한 경우 파출소-어르신 간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안전 확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은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59%를 차지하고 있지만 노인보호구역이 타 지역에 비해 부족하다. 시·군과 협조해 노인보호구역과 마을 주민 보호구간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5월 24일 내비게이션 업체인 티맵 모빌리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티맵 사용자가 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마을 주민 보호구간을 지날 때 음성으로 이를 알려 상기시킴으로써 교통사고 줄이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선 경찰 공무원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나?
-자치경찰은 자치경찰사무를 수행하나 신분은 국가경찰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 도민들을 직접 대면하는 일선 경찰공무원들도 혼란이 많았다. 새롭게 시작되는 정책에 대한 업무 가중도 있었을 것이다.
지난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치안현장 간담회를 통해 21개 시·군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를 방문하면서 현직 경찰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 분, 한 분 뵙고 이야기 나누며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 개별적인 소통도 당부드렸다.
인력 충원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고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노숙자 관리 문제 등 현장에서 일하며 느낀 다양한 문제점들을 알려 주셨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치경찰 정책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았다.
도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자치경찰들이 가장 현장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대화하며 소통하겠다.
자치경찰 사기 진작에도 노력하고 있다. 자치경찰에 대한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복지포인트, 건강검진비, 국외연수 등 다양한 복지후생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 재정 상황, 타 시·도 사례 등을 고려해 1차로 자치경찰 복지포인트 예산 4억700만원을 확보, 지난 5월 자치경찰 1인당 연간 50만원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한 바 있다.
앞으로 지구대·파출소에서 자치경찰 사무를 수행하는 경찰 2천500여명에 대해 복지포인트가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연차적으로 건강검진비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치경찰에 대한 자긍심 제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향후 계획은?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치안시책을 개발하는 한편, 기존의 좋은 정책들은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소통창구에서 모은 도민들의 의견을 실제 치안 시책에 반영하고 도민들이 직접 정책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남경찰청, 교육청 등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 단체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방식의 시너지를 만들겠다. 현재는 자치경찰위원회가 광역 단위에만 설치돼 있어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치안 시책의 효과가 저조한 상황이다.
시·군-경찰서 간 협력체계 구축으로 치안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군의 다양한 치안 수요 및 특성이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시·군과 협조해 자치경찰 전담팀 또는 공무원이 지정되도록 하고 자치경찰 사무 지원 조례도 제정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자치경찰제도에 대한 의문을 갖는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하지만 제도를 탓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위원회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촘촘한 치안서비스 마련에 힘쓰겠다. 오직 도민 안전 하나만 바라보고 우직하게 길을 가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위원회가 안정적으로 순항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성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지난 1년 동안 자치경찰을 이끌어오면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능성이 실제 도민들의 삶에 스며들어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만들겠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도민들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린다.
/김재정 기자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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