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5월 철도청에 입사한 지 햇수로 40년, 도와주신 덕분에 퇴임식을 하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목포역장을 3번이나 역임한 철도역사의 산 증인 박석민 목포역장이 최근 퇴임식을 가졌다.

40여년의 철도인생을 마감하는 명예퇴직이었지만 회의실이 좁아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

박석민 역장은 무안읍 고절리에서 3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특목고인 서울의 철도고에 진학하면서 철도와 인연을 맺었다. 친구들은 인문고를 가고 대학을 갔을 때 박 역장은 강원도 산골 기차역에서 돈을 벌었다.

박 역장은 “그때 참 힘들었고 남모르게 눈물도 흘렸다”며 “연당역, 철암역, 석항역, 제천열차와 지방청을 거쳐 정동진역장으로 근무하게 됐다. 이후 대전역, 신탄진역장, 광주지사, 나주역장 등 26군데 소속을 다니며 근무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인생의 많은 어려움과 희로애락 가운데 가장 의미있고 보람된 일 3가지를 꼽았다.

박 역장은 “부모님의 은덕은 평생 갚아도 다 못 갚는다고 하는데 어머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20년간 고생하셨다”며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모셔 목포시 백련회에서 주는 효자상을 받았다. 대통령이 주는 훈장보다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박 역장은 “정동진역장으로 근무하면서 전국 최고의 해돋이역으로 활성화시켰던 일과 목포역장을 3번 역임하면서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목포 관광 활성화를 위해 기차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고 아름다운 화장실을 조성한 것은 물론, 지난해에 부임해 여행객 수요에 따라 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했다”며 “추후 물품을 보관하고 시내투어를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물품보관함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역장은 “지난해 7월 남도특산물 매장을 오픈해 지역에서 생산한 김, 미역, 무화과, 전통주 등을 판매해 외지 관광객들에게 호평받고 있다”며 “역 편의점에서는 목포 명소를 그린 그림엽서와 마그네틱 기념품, 시목(市木) 비파를 이용한 비파와인 등을 판매하고 있어 목포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역장은 “이러한 성과는 철도 동료와 시민 여러분이 도와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퇴직 후 제가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 주변인들을 돕는 일을 많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역장은 “내년에 이태리 요리 수업을 받고 와서 간이역에서 아담한 레스토랑을 열어 지역의 소외받고 어려운 이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역장은 1964년생으로 지난해 목포역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켜 주목받았다. 2018년 남도 테마역을 소개하는 인문학서로 ‘기차에서 핀 수채화’을 발간하고 인세 전액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했으며 목포극동방송, 목포KBS방송에 출연해 재미있는 기차여행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목포=정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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