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호 붕어섬’

섬진강 오백 삼십리 물줄기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굽이굽이 흐르는 그 물줄기를 보노라면 저절로 그 풍경 속으로 퐁당 빠져들고 만다. 섬진강은 5대강 중에서 가장 맑은 물이 흘러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개발의 중심부에 있는 한강을 비롯해 금강, 낙동강과 달리 국토의 변두리에 숨어 있어 한없이 여려 보인다. 그리고 본래의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어 태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탓에 그 가치가 더 소중하다.

언제나 눈웃음 짓고 달려오는 어린 손녀를 연상케 한다. 다른 강에 비해 길지도 않은 실핏줄 같은 물들이 끊이지 않고 모여 있다.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물에는 은어가 뛰어 놀고 강줄기마다 흰모래와 푸른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물빛과 햇빛을 받아 빛나는 섬진강은 걸어 보면 그 아름다운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답다.

그 섬진강을 볼 때마다 가슴이 조여든다. 혹여 댐을 막을까 노심초사다. 옥정호의 전경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국시봉 전망대에 오른다. 호수 둘레길을 따라 국시봉으로 가는 길은 구불 구불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산세가 높은 탓인지 다른 곳과 달리 나뭇가지 이슬방울이 아름답다. 옥정호 둘레길은 아름다운 길 100선 중의 하나다.

옥정호의 붕어섬을 촬영하기 위해 사시사철 사진작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목재 데크로 계단을 만들어졌으나 경사가 급한 탓인지 함께 전망대 길에 나선 아내의 숨소리가 커져만 간다. 드디어 전망대다. 넓은 호수 가운데 붕어섬이 아름답다. 호수에서 고립되어 헤엄을 치는 붕어 모양을 한 붕어섬이 신기하다. 한편으로 그 모양이 너무 애처롭다. 외롭게 느껴져서다. 붕어눈의 위치에 작은 집 한 채가 서있다. 묘한 기분이 든다. 찬찬히 보니 집 앞에 농토가 보인다.

내일은 김용택 시인의 집 앞을 지나갈 거다. 얼른 가고 싶다.

< 섬진강에서 화가 노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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