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용 의원

국립대병원들이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간호 인력을 대폭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가 심각할 때는 ‘국민적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더니,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가장 먼저 칼을 들이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3일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확보한 ‘국립대병원 공공기관 혁신 이행계획’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5개 국립대병원에서 모두 423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대부분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투입됐던 간호 인력으로 나타났다.

병원 별로는 전북대병원이 가장 많은 111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간호 인력은 87명, 원무직은 24명이었다. 전남대병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선발했던 35명을 전원 감축하겠다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문제는 이 같은 간호 인력 감축에 따라 공공의료 서비스 질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립대병원의 간호 인력은 충분하지 않았다. 서동용 의원실이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국립대병원의 간호직은 정원을 채운 적이 없었다.

2020년에는 정원 대비 현원이 278명 부족했고, 2021년에는 158명 부족했었다. 올해는 정원 대비 현원 부족 현상이 더욱 극심해 9월 기준 678명이 부족했다. 특히 전남대병원의 경우 올해 정원은 2천333명이지만 현원은 2천163명으로 현재도 170명이나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른 인력 감축은 공공의료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지속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고, 고령인구의 증가로 의료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동용 의원은 “국립대병원은 지역 공공의료의 핵심기관이지만 만성적 간호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립대병원 간호 정원 확대를 해주지는 못할망정 코로나가 완화됐다고 간호 인력부터 줄이는 것은 국가가 공공의료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국립대병원에 대한 혁신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립대병원의 의료 질을 높이는 정원 확대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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