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병법서(兵法書) 육도삼략(六韜三略)에는 적군이 쇠약해진 증상을 열거하고 있다.

“조그만 행동에도 쉽게 놀라며 군심이 안정되지 않는다. 공포 심리가 만연하고 병사들 사이의 대화가 의미 없는 내용이다. 또 귓속말이 많아지고 유언비어가 난무하여 거짓말을 쉽게 믿고 법령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지휘관을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이 모든 것이 약하고 겁먹은 심리를 나타낸다고 쓰여 있다.

최근 위 내용과 딱 맞는 전장(戰場)의 상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군에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군은 후퇴할 때 무기를 버리고 도망을 가고 싸우지도 않고 항복을 하며 월급을 주지 않는다고 집단으로 항명(抗命)까지 한다. 그리고 침략한 우크라이나의 도시에서 약탈과 학살 등을 일삼으며 전쟁 범죄까지 공공연하게 저지르고 다닌다. 말 그대로 군대의 사기나 군율, 조국의 충성도 등 모든 면에서 쇠약해지고 혼란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이와 반대로 적군의 혼란을 틈타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적절히 이용을 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기면 유럽까지 침공을 할 수 있다는 논리로 나토회원국이 대부분인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병기와 군수용품 전반의 것을 지원 받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제1의 군사대국인 미국까지 내 편으로 만들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일컬어지던 불리한 전쟁을 다윗이 승리한 것처럼 선전(善戰)을 넘어서 러시아의 패배가 뚜렷한 전장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를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는 혼전계(混戰計)중 제 20계인 혼수모어(混水摸魚)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 병법은 말 그대로 물을 휘저어서 고기들이 놀라게 하고 어지러워 혼미한 상태를 이용하여 잡아채라는 것이다.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비교적 쉽게 이익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혼란이 일어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밀한 계획에 따라 능동적으로 적진의 혼란을 부채질하며 그 틈을 타서 적을 소멸하고 승리를 낚아채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도 전쟁 시작부터 온갖 미디어를 이용하여 자국민에게 끊임없이 전쟁의 승리를 위한 사기를 진작시키고 적국 러시아에는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을 그 가족들과 연락을 하게 해서 전쟁의 실상을 알리고 명분이 없음을 알리면서 사기를 떨어뜨리는 혼수모어의 병법을 잘 이용하고 있다.

이는 주역의 택뢰수(澤雷隨)에도 쓰여 있는 지혜이다. 수(隨)괘상은 옳은 것을 인식하고, 절대로 경거망동(輕擧妄動)하지 않으며 상황과 때에 따라서 지혜로우면서도 적절하게 처신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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