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환한 미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오전 광주 북구청 직장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마스크 없이 수업을 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김애리 기자

“우리 아이들이 마스크 없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행복해요. 그래도 아직은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만큼 걱정이 되네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 30일 광주 곳곳에서는 마스크로부터의 해방을 반기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교차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광주 남구 봉선동 어린이키즈카페.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뛰어놀고 있었다.

활짝 웃으며 카페 내부를 활보하는 어린이들과 달리 보호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직장인 김모(35·여)씨는 “아이가 기관지가 좋지 않아 마스크를 착용하고 활동하면 항상 다른 아이들보다 숨도 많이 차고 힘들어했는데, 마스크 없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하다”며 “그래도 코로나19를 조심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와 달리 같은 시간 동구 서석동 학원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강생과 강사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강의가 시작된 후에도 교실 내부에서 단 한 명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학원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모여 밀집된 공간에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기조를 유지하려 한다”며 “대부분의 학생들 또한 마스크 착용에 동의하고 스스로 착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 관공서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따른 상반된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북구청 민원실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민원인들이 마스크를 벗고 응대하는 구청 직원들과 나란히 마주 보고 업무를 진행했다. 대부분 시민들은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확산이 내심 걱정스러워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원실을 찾은 주부 장모(64·여)씨는 “실내 마스크가 해제된다는 건 뉴스를 통해 알고 있다. 이제는 합법적으로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홀가분하긴 하다”며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장소나 구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원인 최모(43)씨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 지 3년 가까이 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면서 “유통 일을 하는데 코로나19에 걸리면 일에 차질이 생겨 아직은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마스크를 벗고 업무 중이었던 민원실의 한 공무원은 “마스크 착용 여부가 각자 자율인 만큼 구청에서도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랜 시간 일하면 불편함을 많이 느껴 착용이 권고로 바뀐 오늘 마스크를 벗고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의료기관과 대중교통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뀌었다. 마스크 착용 의무 장소는 의료기관, 약국, 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버스, 철도, 도시철도, 여객선, 도선, 택시, 항공기 등이다.

/주성학·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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