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aks’

‘각시수련’

‘The Freaks 2’ <갤러리생각상자 제공>

“괴짜들의 천국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가 채색화로 탄생했다.

청년작가 권성연의 개인전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다음달 14일까지 갤러리생각상자에서 개최된다.

어느 누구에게나 내면 속 ‘괴짜’는 존재한다. 남의 눈치를 보거나 세상의 이목 때문에 쉽게 드러내 보이지 못했던 모습이 각자의 마음 속에 꽁꽁 숨겨져 있다. 특히나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기도 전에 사회의 기준에 맞춰 획일적으로 살아가야만 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안정감을 얻으며 살아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선 볼 수 없었던 ‘괴짜’들의 재미난 상상들이 그림 속에서 펼쳐진다.

초현실적인 세계는 퀭한 눈의 그로테스크한 캐릭터들에게는 천국이다. 발칙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의 그림 속 괴짜들은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림 속 놀이터는 내 안의 괴짜들에게 무엇이든지 허락한다. 놀이터에서 옷을 벗어 던지고 술병을 들고 있거나 방 안에서 염소를 타고 천정을 뚫고 날아가려 하는 등 다소 기괴한 모습의 일탈이다.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억압 받고 감춰둔 생각과 감정을 발견하고 재정립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 안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감정들이 하나의 시각 이미지로 배출된다.

이렇게 이미지와 함께 나타난 억압된 감정은 제3자의 시선에서 스스로 정리되고 생각과 감정은 성숙돼간다.

작가의 작업 방식 또한 독특하다. 장지에 분채로 그리는 채색 기법으로, 여러 번의 붓질을 통해 종이에 물들이는 과정을 요구한다. 채색을 올리고 스며들고 마르고 또 칠하는 과정은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색이 강하게 올라왔을 때의 느낌은 다른 회화 재료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 작가의 이야기다.

그는 세상과의 불협화음을 그림을 통해 배출한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포기할 수밖에 없는 욕구들, 숨길 수밖에 없는 진심을 그림 속 인물들에 투영해 드러낸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 몸 담고 있는 누구라도 억압하고 있는 자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 속에서만큼은 기꺼이 혼자가 돼도 좋다는 용기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외톨이들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었다”며 “그림을 감상하며 말할 수 없던 나의 비밀로부터 당신의 비밀을 발견하고, 괴짜들의 세상을 통해 감춰둔 욕망과 마주하며 자유를 느껴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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