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

5·18민주화운동이 남긴 정신사적 유적은 광주시민이 하나 되는 ‘대동 정신’이다. 본래 대동(大同)이란 말은 공자의 ‘예기(禮記)’편에 나온다.

공자는 대동 사회를 ‘이상 사회’로 제시했다.

대동 사회는 인류성이 실현되는 사회로 신분의 차별이 없으며, 재화가 ‘공평하게 분배되는 사회’라고 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가족주의를 넘어서 ‘보편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이다.

이런 세상이 인류역사상 한 번이라도 보여준 적이 있었던가?

과연 이런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1980년 5월의 광주는 비록10일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상적인 대동 공동체의 모습’을 구현했다.

항쟁당시 광주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학생들과 시민군 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누어주고,주먹밥을 만들어 공급했다. 그리고 목이 마른 자들에게는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주었고 부상자들을 위해서는 자신의 피를 나누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동정신이 ‘나눔과 헌신 그리고 희생의 정신’으로 구체화 됨을 보여준 사건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5·18정신을 나눔, 헌신, 그리고 희생의 정신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5·18은 나눔입니다.”

1980년 5월의 공간에서 광주는 내 것과 네 것의 구분이 없이 나누었다.

도망자들에게 도피처를 제공하고 배고픈 자들에게 밥을 주었다. 5’18은 ‘나눔의 현장’이며 ‘공생의 아고라’(대중의 집회공간)였다.

왜 1980년 5월 광주가 나눔과 헌신 그리고 희생의 공간이 되었는가?

그것은 양심이 살아있는 광주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자유민주주의를 알고 싸운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불법적인 군부독재에 의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말살되는 현장을 직접 목도하고, 양심의 명령에 따라 자발적으로 조직하고, 끝까지 도청에 남아 항쟁하다 죽음을 맞았다.

곧 부당한 국가폭력권과 싸우기 위해서 양심에 따라서 나누고 헌신하고 희생하였다.

‘나눔과 헌신 그리고 희생’이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광주는 양심이 살아있는 평화의 도시이다. 앞으로 특전사와 함께 보편적인 인류애적 정신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할 사명이 놓여 있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