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기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최근 우리나라는 심화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빈번한 태풍 내습과 이상수온 현상이 나타나 양식수산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올해도 여수 가막만 해역 해상가두리 양식장에서 저수온으로 추정되는 집단폐사가 잇따라 많은 어업인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 규모(1월28일-3월6일)는 55어가, 192만마리, 4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재해 발생에 대응해 정부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근거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으나 수산물 피해는 종자대금 기준으로 지원하고 있어 실질 손해액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지원 한도액도 점차 축소돼 2010년부터는 어가별 최대 지원 한도가 5천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근거한 복구비 지원으로 재해로부터 어업인을 보호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2년 양식재해보험 도입 연구를 시작했고 2007년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법 제정을 거쳐 2008년 보험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단일품목(넙치)으로 시작된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은 매년 운영 품목과 보상 범위를 넓혀나가며 2017년까지 가입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2018년 태풍 ‘솔릭’, ‘콩레이’와 고수온 등 연이어 발생한 대형 재해로 2019년 손해율이 485%에 이르러 재해보험이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됐다.

수협중앙회는 보험료 인상 등 손해율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을 통해 운영 안정화를 도모했으나 이로 인해 경제적인 부담이 커진 기존 가입자의 이탈이 늘어났고, 최근 대규모 재해도 발생하지 않아 보험 가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아져 가입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됐다.

이에 해수부는 손해율을 안정화하기 위해 표준사육 기준 제정 및 보상체계 엄격화 등 재해보험 관리를 강화했다. 전남도는 어업인 자부담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인하(총 보험료의 20%→10%)하고 보험료 지원 한도액을 대폭 상향(어가당 150-500만원→1천만원)하는 등 어업인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남지역 보험 가입률은 35%로 2019년 이후 첫 상승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무려 11% 상승했지만 과거 가입률과 비교했을 때는 일부 회복한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지원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보험료 할인 할증 제도 개선이다. 어업인을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신속한 복구를 돕는다는 보험의 취지와 재해가 불가항력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할증률 최대 상한을 50%에서 20%로 대폭 하향해 과도한 할증 부담을 낮춰야 한다. 둘째, 보험금 자기부담율 등 가입조건 완화다. 보험금과 직결되는 가입 조건에 대해 어업인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도록 자기부담비율 상한을 40%에서 30%로 하향하는 등 가입조건 완화가 필요하다.

셋째, 보험 대상품목 확대다. 전남의 흰다리새우, 개체굴, 매생이, 새꼬막, 비자락 등 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양식어업인들이 재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험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전남도는 현장에 귀 기울여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건의할 계획이다. 또 지방비 지원 한도를 추가로 상향하는 등 전남도 차원의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올해로 시행 16년을 맞이하는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이 어업인에게 있어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가입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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