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에 닻을 내리는 것은
끝이 아니었음을
동의 없는 외줄을 타고 그물을 내리니
물안개 자욱한 어장은 바람에 움찔한다
산호와 조류의 눈빛이 흔들린다
공생의 사슬은 늘 위험을 초래하는 것인지
풍랑의 숨이 거칠다
어차피 길은 홀로 떠가는 섬
기나긴 항해는 이미 패배의 연속이다
비바람에 작은 몸이 찢긴다
물살의 다툼에 노의 수명은 다한 듯
닳은 호흡 침묵을 삼킨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더함을 위한 잠시의 쉼일 테지
헐거워진 근골 매듭지어 내려놓은 채
선체의 흠은 어부의 전리품이 된다
수면의 결이 고요롭다

<최성식 약력>
▲현대문학사조 등단
▲광주문인협회 회원
▲시산맥 회원
▲광주시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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