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현 해군항공사 교관

“조종간을 놓는 그날까지 해양 수호에 기여하고 인재 양성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군 항공 역사상 회전익 조종사로는 처음으로 8천시간 무사고 비행시간을 기록한 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해군항공사령부 609교육훈련전대(이하 609전대) 비행교관으로 근무 중인 박기현(56·사진) 교관.

박 교관은 1991년 6월 해군사관후보생(OCS) 84기로 임관해 회전익 비행교육 과정을 수료한 후 해상작전헬기 알루에트(ALT-III) 조종사가 됐다.

이후 대한민국의 바다를 하늘에서 지키는 영예로운 임무를 마치고 2010년 해군 소령으로 예편했다.

1년 뒤 박 교관은 609전대 1비행교육대대에서 해군 회전익 조종사를 양성하는 기본과정 비행교관으로 임용됐으며, 이후 10여년간 매년 330여 시간의 비행을 실시해 320여명의 해군 회전익 조종사를 양성해왔다.

박 교관은 임관 이후 올해까지 30여년간 알루에트 및 UH-1H 회전익 항공기를 운용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5월 8천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했으며 이를 거리로 환산한다면 약 129만㎞, 지구 둘레(약 4만㎞)를 32회 일주한 거리다. 실제 기록 수립일은 지난 5월31일이다.

해군 회전익 항공기의 임무 특성을 고려했을 때 8천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은 의미가 남다르다.

해군 항공은 대잠·초계작전 등 저고도, 저속, 장시간 체공해야 하는 임무 특성상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또 임무 환경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해상에서 임무 수행을 하기 때문에 항공기에 탑승하는 팀원들의 팀워크와 조종사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교관은 누구보다 많은 비행 경험과 비행 관련 지식이 필요하며, 비상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뛰어난 조종 실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무사고 비행 기록 달성에는 박 교관의 개인적 노력도 컸다.

그는 평소 양성 교육에 필요한 제반 지식과 기술들을 체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비행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한데 이어 교육 내용을 수시로 점검해 평가 지침서에 수록하는 등 교육생들이 양질의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박 교관은 2016·2017·2018·2022년 4회에 걸쳐 해군항공사 최장 비행 교관으로 선발됐다.

박 교관은 “무사고 8천시간이라는 기록은 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불볕 더위와 추위 속에서도 조작사, 정비사 등 함께 임무를 수행한 모든 이들의 노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조종간을 놓는 그날까지 해양 수호에 기여하고 후배 조종사들이 해양 수호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목포=정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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