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미용사회 광주시 북구지회 소속 회원들이 북구 망월동 석수경로당을 찾아 이·미용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안재영 기자

“원장님들이 직접 잘라준께 아주 마음에 쏙 들어. 새 장가가도 되겄지라?”

지난 18일 오전 9시30분께 광주 북구 망월동 석수경로당.

주변에 미용실이 없어 이발과 미용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노인들을 위해 광주 북구청과 (사)대한미용사회 광주시 북구지회(이하 북구지회) 소속 원장들이 마련한 ‘미(美)를 찾아가는 나눔봉사’에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쉼 없이 이어졌다.

이날 나눔봉사에 참여한 봉사자들은 한 손에는 가위를, 다른 한 손에는 빗을 든 채로 어르신들의 머리를 정성껏 손질해드렸다. 이들은 모두 북구 관내에서 미용실을 운영중인 ‘원장님’으로 이날 오전 영업은 포기 하고 어르신들의 꽃단장을 위해 옷 소매를 걷어 올렸다.

원장님들의 섬세하고 전문적인 가위질로 머리카락이 가지런히 정돈될 때마다 어르신들의 얼굴 위로 환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머리 손질을 마친 한 어르신은 “원장님들이 잘라줘서 그런지 훨씬 말끔해져서 기분이 아주 좋다”며 “새 장가도 갈 수 있겠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커트 외에도 한쪽에선 어르신들의 머리색을 새롭게 물들이는 염색 작업이 한창이었다.

염색 작업에 필요한 염색약은 혹시라도 맞지 않은 약품을 사용해 모발이 나빠지거나 두피 건강에 해를 끼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어르신들이 직접 가져온 것이어서 염색 후 나온 두발색깔에 대한 만족도도 훌륭했다.

어르신 한 분의 이·미용을 마친 뒤엔 잠시 굽혔던 허리를 펴고 숨을 돌릴 법도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탓에 봉사자들은 손에 묻은 머리카락만 털어낸 뒤 곧바로 다음 손님(?)을 받기에 분주했다.

이날 북구지회 원장들의 미용봉사는 이곳 뿐만 아니라, 인근 월산·오운경로당에서도 펼쳐졌다. 각각의 경로당에서 회원들이 펼친 이·미용 봉사활동에는 어르신 6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지난 3월28일부터 농번기 등을 제외하고 주 1회씩 총 8회 진행된 북구지회 ‘미를 찾아가는 나눔봉사’에 석곡·건국동 주민 382명이 수혜를 입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했을 때를 제외하곤,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활동을 이어와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김현자 북구지회장은 “석곡동과 건국동 주변에 미용실이 없거나 멀어 어르신들이 이·미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회원들과 함께 찾아다니는 미용봉사를 결심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이·미용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후 일선 직업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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