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31일부터 코로나19의 4급 감염병 전환을 발표한 가운데 우려와 해방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이 중단되면 진단 검사비가 급증해 ‘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할 거란 우려와 함께 엔데믹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6일 오전 11시께 광주 남구 한 아동병원.

이곳 병원을 방문한 환자와 가족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모차에 탑승하고 있는 한 아이가 마스크가 불편한지 손으로 벗으려고 하자, 아이의 엄마는 ‘안된다’며 마스크를 고쳐 씌웠다. 비록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최상의 대비책이라는 점을 쉽게 짐작케 했다.

여기에다 이곳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정부의 4급 감염병 전환에 대해 우려를 내비쳤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었지만 여전히 잇따르고 있는데다, 60세 이상 고위험군의 신속항원검사비 일부 지원을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의 신속항원검사비 지원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이모(40대·여)씨는 “주변에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계속 발생하는 가운데 4급 감염병으로 조정하는 게 과연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독감 수준이라고 위험이 사라진 것처럼 말하지만 당분간은 두려워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려고 한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또 다른 시민 강모(64·여)씨는 “4급 전환될 경우 코로나19 검사 비용이 지금보다 훨씬 비싸진다던데 증상이 있어도 그냥 약을 먹거나 검사 받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반면 코로나19의 4급 감염병 전환을 반기는 시민도 있었다.

병원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34)씨는 “코로나19도 이제 대부분 사람들이 독감이나 감기 같은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가볍게 앓고 지나간 사람도 주변에 많고, 더이상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질병이 아니게 돼서 반갑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비용 부담으로 적극적인 진찰과 검사가 미뤄져 재확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4급 전환 이후에도 개인 방역 등 확산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정섭 광주시의사회 수석부회장은 “비싼 비용에 검사 자체를 꺼리게 되고 의원에서도 의심은 가는데 적극적 진찰을 회피할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숨어있는 코로나로 재확산의 위험이 존재하므로 다중이용시설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오는 31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조정하고, 일반의료체계 내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4급 전환이 될 경우 3년7개월간 지속된 일일확진자 신고·집계가 중단되고 고위험군 보호 중심으로 전환된다. 또 527개 감시기관을 통해 양성자 감시와 하수 기반 감시는 병행, 다층 감시체계로 운영된다.

/오복·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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