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작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광주송정역에서 한 시민이 귀경길에 오른 가족을 배웅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오랜만의 긴 연휴 동안 가족과 좋은 시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광주 송정역은 평소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들과 따뜻한 정을 나눈 뒤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귀경객들로 북적였다.

양 손 가득 음식과 선물 꾸러미 등을 들고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배웅하는 가족과의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 듯 마지막까지 담소를 나눴다.

열차가 도착하자 가족들은 “조심히 올라가”라거나 “도착하면 연락하고, 날이 추워지니 감기 조심하라” 등의 인사를 건넸다.

할아버지 한 분은 손녀가 탑승한 열차 창문 앞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뒤로 뺐다를 반복하며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웃음으로 대신했다.

서모(61)씨는 “추석 연휴 동안 고향에 내려온 딸과 손녀와 함께 남도 여행을 갔다 와서 좋았는데 벌써 헤어지게 됐다”며 “좋은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다음 명절에는 딸의 집으로 미리 올라가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터미널 안 커피숍 곳곳은 조금이라도 더 가족들과 함께하기 위한 귀성객들로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버스 시간이 되자 떠나야 하는 이들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고, 서로의 안부를 재차 챙겼다.

한 아버지는 군대에 복귀하는 아들의 가방에 빵을 넣어주며 “가는 길에 꼭 챙겨 먹고 건강하라”고 배웅했다. 버스에 탄 아들은 “괜찮으니까 어서 들어가시라”면서도 부모님의 걱정이 고마운 듯 출발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눈을 떼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광주공항에서는 긴 연휴를 활용해 가족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눈에 띄었다.

캐리어, 골프채, 면세점 종이백 등을 든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또래 친구들로 보이는 무리들은 “또 모여서 놀러 가자”며 다음을 약속하기도 했다.

3년 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온 이모(54)씨는 “코로나19와 업무가 겹쳐 그간 여행을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온가족이 제주도에 갔다 왔다”며 “긴 연휴 덕에 가족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추억도 쌓을 수 있어서 보람찬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주성학·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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