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여야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의 주택 마련 지원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上).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여당은 당내 주류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 갈등으로, 야당은 전당대회 대의원 권한 축소 문제로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무엇보다 주류 기득권 포기와 희생을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혁신의 출발점으로 제시한 혁신위와 이에 반발하는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 사이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지난 23일 혁신위 회의에서는 비(非)정치인 출신과 정치인 출신 위원 간에 격론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외부 영입 일부 위원들의 사퇴설까지 흘러나왔다.

직접 혁신위를 출범시키며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공언했던 김기현 대표 역시 자신을 향한 ‘험지 출마’ 요구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김 대표는 전날 울산 남구 지역구를 돌며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의정보고회를 한다니까 왜 하냐고 시비 거는 사람들이 있어서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울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전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격 회동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원 장관의 ‘험지 출마’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같은 인 위원장의 행보는 결전을 앞두고 여론전을 통해 지도부를 압박하려는 전략이란 해석이다.

혁신위는 ‘주류 희생 권고안’을 정식으로 의결하고 당 지도부에 공식 혁신안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시점은 30일을 전후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느닷없이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해 고질적 계파 갈등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회는 지난 24일 비공개회의에서 전당대회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 반영 비율을 20대 1 미만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권리당원 60표가 대의원 1표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하면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3배 이상 높인 것이다.

그동안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과 일부 당원들은 ‘표 등가성’ 차원에서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가 대표직에 오른 지난해 8.28 전당대회 당시에도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10%, 일반당원 5%’에서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25%, 일반당원 5%’로 변경한 바 있다.

이번 최고위 의결을 두고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친명계가 차기 지도부도 차지하기 위한 추가 포석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내년 전당대회에서도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다수 포진한 권리당원의 ‘입김’을 더 강화한 조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차기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 말인 만큼 지도부가 왜 현 시점에서 당내 휘발성이 강한 문제를 굳이 건드렸는지 의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 전대까지 시간도 많이 남은 데다, 그 사이에 총선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대의원 표 비중을 소폭 낮춰야 한다는 데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지만 아무 사전 예고도 없이 최고위가 그렇게 의결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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