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획정안에 따르면 전남의 경우 영암·무안·신안 선거구가 공중분해, 인근 지역으로 묶이게 된다. 무안은 나주·화순, 영암은 해남·완도·진도, 신안은 목포와 각각 통합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반면 순천·광양·곡성·구례 갑과 을은 순천 갑과 을, 광양·곡성·구례로 쪼개졌다. 동부권에서 1석이 늘었지만 서부권에서 1석이 줄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균형을 고려한 획정을 요청했으나 국민의힘 의견만 반영된 편파적인 안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영암·무안·신안이 자신의 지역구인 재선 서삼석 의원도 “농어촌 현실을 고려치 않은 것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획정위는 유권자와 입후보예정자의 혼란 방지를 위해 조정을 최소화했으며, 각계 의견 수렴 결과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균형발전과 농산어촌의 대표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모면하기 쉽지 않다. 시·도별 증석 요인 발생 시 해당 시·도 내에서 조정했다는 것도 그렇고, 호남권에서 1석 감소와 다르게 영남권은 의석 수가 유지된 것도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총선을 앞두고 4년마다 획정을 둘러싼 혼란이 되풀이됨으로써 정치 신인의 피선거권과 유권자의 참정권이 일부 훼손되는 상황이다. 직전인 제21대에서는 순천에서 해룡면만 떼내 광양·곡성·구례와 묶어 반발을 불렀다. 이번에는 농촌 지역구 가운데 하나가 사라질 판이다. 전북에서도 1석이 줄게 된다. 단순히 인구를 기준으로 삼아 같은 지역에서 임의로 나누고, 또 다른 생활권과 붙이고 ‘누더기’라는 표현이 잘 들어맞는다. 정말 이대로 지방소멸을 체념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씁쓸하다.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획정안을 검토하고, 이의가 있을 시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내년 예산안과 쌍특검·국정조사로 대치가 이어지는 중이나 책임있는 자세로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곧 예비후보자 등록(12월12일)이 시작된다. 시한이 4월10일까지로 한참 지난 선거구 획정을 서둘러야 한다. 국민 모두 수용 가능한 합리적 조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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