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이상기후라 할 만 하다. 잦은 비에 흐린 날이 계속되면서 농작물 피해가 심상찮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나주, 담양 등 전남 주요 지역 평균 일조시간은 133시간으로 최근 10년 전국 평균보다 25% 감소했다.

2월에는 비가 15일간 내리며 딸기 등 시설원예 작물에서 생육 지연, 기형과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딸기는 생육과 열매 성숙이 늦어지는 생리장해가 나타나고, 잿빛곰팡이병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멜론은 수정 및 착과, 과실비대 불량으로 특품 출하량이 급감했다. 농가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또 잠재적으로 물가 인상을 자극하는 요인이어서 소비자 가격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가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를 재해로 인정해 달라는 전남도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다른 재해와 달리 육안으로 즉시 확인되지 않아 해당 지자체에서 기상과 농작물 피해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재해로 판정된다. 농작물 피해조사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4월초까지 농작물 피해 신고·접수를 실시한다.

최근 전 지구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앞으로 일조량 관련 피해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일조량 부족이 농업재해로 인정된 것은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또 다양한 형태로 자연재해가 반복될 수 있다. 기존의 재해 인정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특히 전남도의 선제적 적극 행정이 돋보였다. 최근 30년 평균 지역별 통계, 타지와 동일 작물 대조군 비교, 품목별 피해 분석을 통해 입증하며 정부에 수차례 건의, 드디어 성과를 거뒀다. 농도(農道)에서 농민들이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하도록 면밀히 점검하고 적극 뒷받침한 결과다.

농가에겐 희소식이다. 일조량 부족 피해가 확인되면 복구비 지원 및 신속한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 겨울철 생산량 감소와 난방기 사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만큼 농업재해가 최종 인정돼 경영 안정에 숨통이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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