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기주의와 정치논리가 맞물린 순천지역의 ‘몽니’로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설립이 자칫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전남도가 17일 ‘5자 회동’을 예정대로 개최하고, 공모 수행기관 선정 용역도 다음 주께 발주를 검토하는 등 ‘공모 방식을 통한 의대 설립 대학 추천’ 계획에 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순천지역의 입장 변화 없인 ‘반쪽짜리 회동·공모’에 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장흥우드랜드에서 전남권 의대 설립 문제 논의를 위한 ‘5자 회동’(전남지사, 목포대·순천대 총장, 목포·순천시장)을 개최한다.

앞서 전남도는 목포대·순천대, 목포시·순천시에 각각 공문을 보내 회동 참석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순천대·순천시는 이날 공지를 통해 “신뢰성이 무너진 상태에서 권한 없는 사람들의 정치 행위는 도민 동의를 받기 어렵고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안된다”며 “일방적으로 통지한 5자 회담은 불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순천지역의 불참 결정과 관계없이 전남도는 김영록 전남지사, 송하철 목포대 총장, 박홍률 목포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동을 진행할 방침이다. 당초 지난 12일 보성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5자 회동’을 순천지역의 반대로 한 차례 연기한 데다, 순천지역에서 요구한 기존 의대 관련 용역 결과를 공개한 만큼 더 이상 회동을 미룰 수 없다는 게 전남도의 판단이다. 전남도는 순천지역과는 별도 회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이르면 다음 주 의대 설립 공모를 수행할 대행기관 선정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대행기관 선정에는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지역에서 5자 회동에 불참하더라도 실제 공모 시작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설득과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 공모에 반대로 일관하고 있는 순천지역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순천지역의 주장과 달리 특정지역에 편향돼 있다고 보기 힘든 ‘의대·부속병원 설립·운영에 관한 용역’(2021년) 결과 공개에도 불구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천대·순천시는 용역 결과에 대해 ‘중대한 문제점이 확인됐으며 전문가 검증을 거친 자료를 갖고 논의 중이며 이른 시일 내에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순천지역의 반대에 대해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논리가 맞물려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 명분 없는 반대를 멈추고 도민 30년 숙원인 의대 설립을 위한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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