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4기 김대중 도교육감이 전남교육을 이끈지 2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전남교육 대전환을 목표로 추진했던 전남형 교육정책들이 ‘2024 대한민국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를 통해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전남도교육청이 전남형 교육자치 선진 모델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광주매일신문 창사 33주년을 맞아 김대중 도교육감에게 그동안의 성과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임기 2년 동안 전남 교육현장에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냈는지.

-취임 후 지난 2년 동안 ‘전남교육 대전환’이란 큰 방향성을 설정하고 세부 정책을 세워 추진하는 데 몰두했다.

대전환이라고 하니 큰 변화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교육에서의 대전환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판단 아래 ‘공부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주력했다.

이를 위한 우선 과제로 공부하고 존중받는 교실, 이른바 ‘공존교실’사업을 도내 중학교 86곳에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교육 현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워주는 다양한 ‘독서인문교육’과 글로벌 역량을 길러주는 ‘다문화 친화교육’, 공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기후환경교육’ 등 전남 학교가 가진 강점은 키우고, 단점은 또 다른 기회로 삼는 교육정책을 추진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는 학생교육수당 지급을 추진했고, 그 결실도 맺었다. 지난 3월부터 지급을 시작해 3개월째 됐는데 학생과 학부모들이 무척 좋아하고,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다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지역에서 세계로 향하는 미래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 최고의 성과라 자부한다.

▲‘2024 대한민국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개최로 거둔 성과는.

-이번 박람회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대전환을 이룰 신호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다행히 모두의 협력과 참여, 응원에 힘 입어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전남교육이 글로컬 미래교육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한다.

다른 교육박람회들이 미래교육을 소개하며 로봇·코딩·인공지능 등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뒀다면, 이번 박람회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교육 현장에 안착할 수 있는 수업 모델과 방향성, 그리고 가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박람회 개최 전부터 여수영재교육원·목포창의융합교육관 등 두 곳과 박람회가 열린 5일 동안 박람회장에서 매일 운영됐던 미래교실은 이번 박람회가 거둔 최고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인 2030년 각급 학교 미래수업 모델을 전남의 교사들이 직접 개발해 시연함으로써 전남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박람회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 운영하며 교육 현장에 안착하도록 하겠다.

박람회 폐막날에는 ‘글로컬 교육 공동 선언’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지도자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큰 성과다. 박람회는 끝났지만, 이번에 제시되고 공유된 미래교육의 방향성, 그리고 국제적 교류와 연대의 가치는 더 활발하게 구현되고 지속할 것이다.

▲현장 소통 행사인 ‘대중교통(敎通) 현장 출근’ 추진 배경, 현황 등 기억에 남는 현장은.

-‘대중교통(敎通) 현장 출근’은 지난해부터 전남교육 대전환을 위한 찾아가는 현장 소통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전남 각 지역 교육지원청으로 출근하고, 지역 학교를 방문해 교직원, 학부모, 학생 및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1년 동안 19개 시·군, 27개 학교, 10개 직속기관, 3천200여명의 교육가족 및 지역민과 소통했다. 이를 통해 150건의 건의사항을 받아 127건, 84.7%를 긍정적으로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는 교육지원청보다는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전남교육가족들의 현장 목소리를 더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11개 학교를 방문해 24건의 건의사항을 받아 21건, 87.5%를 긍정적으로 처리했고 2건은 검토 중에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 현장은 올해 4월30일 방문한 순천 좌야초등학교다. 어린이날을 맞아 좌야초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감이 읽어주는 그림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학년 학생들에게 “교실은 꼭 정답을 말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틀려도 괜찮은 곳이며, 마음껏 질문하고 토론해 상상력을 펼쳐가는 공간”이라는 말을 해줬다. 학생들이 그 생각으로 교실에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

▲‘독서인문교육’ 정책 추진에 대한 방향성은.

-눈앞 현실로 다가온 미래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력’이다. 챗GPT 기술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인공지능이 문제의 답을 해주는 시대가 됐다. 즉,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 능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인공지능이니, 가상현실이니 그 아무리 좋은 기술 기자재를 갖췄더라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이에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도록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독서인문교육을 역점으로 두고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최초로 ‘독서인문교육’ 전담팀을 설치해 독서와 토론, 인문학적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책으로 여는 아침, 독서인문학교 운영, 학생 책 출간 지원 ‘나도 작가 프로젝트’ 등이 활발히 추진됐다.

특히 학생, 교직원들이 직접 제작하는 십만독자팟캐스트 ‘북크북크’나 매일 아침 간식을 먹으며 책을 읽는 ‘책으로 여는 아침’ 등은 학교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작은학교 살리기 등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전남형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는 지역의 특성과 학교의 강점을 반영한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이다. ‘더 큰 전남학교, 미래를 여는 전남교육’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전남미래교육 대전환 사업의 일환이다.

미래교육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강한’ 작은학교를 만들기 위해 올해 장성서삼초(자연회복 아토피 힐링스쿨), 중동초(자존감 up! 영화학교), 화양초(학생작가육성 전문학교) 등 초·중 10개교를 공모, 선정했다. 각 학교들은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교육브랜드를 창출함으로써 교육력을 강화해 작은학교 학생 감소 추세를 완화하고 인재를 유치하는 공교육 배움터의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포서산초등학교는 해마다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 폐교가 거론되는 학교였다. 하지만 올해 봄에만 전입학생이 8명에 달하는 등 매력있는 특성화 학교로 변모 중이다. 모델학교 지정 후, 유달산과 다도해를 품에 안고 있는 주변 자연환경을 강점으로 활용한 오감만족 생태환경 체험활동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서산초등학교에서 개발된 해양특성화 교육브랜드 모델을 진도, 여수, 완도 등 향후 섬지역 작은학교로 확산시켜 갈 계획이다.

▲전남도민들에게 한 말씀.

빠르게 다가서는 미래사회와 당면한 지역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역의 장점과 강점을 활용한 ‘전남형 교육자치’의 선진 모델을 만들겠다. 전남의 아이들이 전남에서 공부하고 전남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겠다.

이를 통해 전남교육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전남의 학생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음은 물론, 국내·외 학생들이 전남으로 찾아오도록 하겠다. 공자가 말한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즉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교훈을 실천하겠다.

특히 글로컬 박람회를 통해 확인된 전남교육의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을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후속 정책을 마련해 적극 추진하겠다.

비록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남교육이 희망을 꽃피우고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민과 교육가족들도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 보내 주길 부탁드린다.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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