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도 고정간첩단’ 사건의 연루자로 몰려 옥고를 치른 피해자의 유족이 재심에서 받은 무죄 판결을 토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1부(유상호 부장판사)는 6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감생활을 한 A씨의 유족 6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각각의 원고에게 1억3천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A씨는 1982년 505보안부대 수사관들에게 영장 없이 연행된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자격정지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아 옥살이를 했다.

그는 임자도 고정간첩 사건 연루자의 후손으로, 1968년 간첩단 적발로 27명이 구속되고 118명이 수배되는 과정에서 군 복무 중이라 처벌을 피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또 간첩 활동을 돕고 실제 월북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고, 그 이후에도 이적 서적을 탐독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2011년 A씨가 사망한 후 가족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재심청구를 했고, 지난해 광주지법은 “수사관들로부터 불법 체포·감금 상태로 고문 등을 당해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한 후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도 해당 자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 이후 유족들은 A씨가 국가공무원에게 당한 피해를 보상해 달라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인 국군 제505보안부대 소속 수사관들이 그 당시 시행 중이던 헌법 및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해 A씨를 불법 체포·구금하고 증거를 조작했다”며 “그 결과로 장기간 구금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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