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행복한 문화도시, 광주 건설’을 기치로 내건 노희용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이달 1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노 대표이사는 올해 정책거버넌스, 프린지페스티벌, 광주국제미술전람회, 아시아설화·신화 킬러콘텐츠 개발 등을 주력 사업으로 내걸고 진정한 문화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노 대표이사로부터 재단 운영 방향 및 주요 사업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취임 한 달 간 어떻게 지냈나.

-기본 업무 파악은 마친 상태다. 한 달 동안 지역 유관기관, 언론사 등을 만나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귀담아 들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요청한 부분은 지역의 수많은 문화예술 사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재단이 중추적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달부터는 각 분야 예술인들을 만나 미래 광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자문을 구할 계획이다.

재단은 내부 인력, 조직, 예산, 사업을 바탕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응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한 축이 바로 ‘예술인’이다. 재임 기간 꾸준히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경청하겠다.

▲재임 기간 기금 500억원 달성을 약속했다. 문화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예술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재단 운영 청사진은?

-현재 재단 기금은 111억원이다. 기금은 매년 소진하는 가용예산이 아니기 때문에 기금 축적 이자로 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임기 동안 재단 설립 목적에 부합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500억원이 확보되면 3% 이자인 15억원 예산에 시비 15억원을 더한 30억원, 그리고 국비 30억원까지 매칭해 총 60억원 예산이 추가로 마련될 수 있다. 이는 광주를 상징하는 대형 공연을 올리고도 충분할 만큼의 예산이다. 재단 설립 목표에 부합한 다양한 정책사업 추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기금 확보는 광주시 지원이 핵심이다. 여기에 기업, 국회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재단 예산 뿐만 아니라, 광주의 문화예산 증액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

▲‘예술인 지원’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어떤 부분을 중점 지원할 생각인가.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 무대를 넓히기 위해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싶다. 재단과 광주시의 예술인 지원사업 예산은 각각 20억원, 30억원으로 총 50억원이다. 하지만 예술인들이 활동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광주는 인구(141만명) 대비 예술인(4천402명, 2024년 기준)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와 함께 문화도시의 주인공인 시민들이 더욱 가까이서 예술을 보고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이 문화를 즐기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하는 데까지 함께 해야 진정한 문화예술 향유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시민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 문화예술로 생기 넘치는 도시의 기본 요소는 시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다각도에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

▲올해부터 재단이 광주아트페어인 ‘광주국제미술전람회’ 운영을 맡게 된다. 운영 주체로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인가.

-올해 광주국제미술전람회(이하 아트광주24)는 전문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운영 체계 구축으로 재단이 총괄 디렉팅을 맡는다. 오는 10월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아트광주24는 3개 방향에 주안점을 둔다.

첫째, 지역 유관·민간기관과 연계한 미술시장 유통 활성화와 선순환 체제 구축이다. 예술의거리·대인예술야시장·광주비엔날레와 협력해 추진한다. 둘째, 광주문화예술통합홍보플랫폼 ‘디어마이광주’와 ‘아트광주’ 공식 채널을 연계해 온라인 아트마켓을 상시 운영한다. 이를 통해 갤러리와 작가, 시민 간 소통에 힘쓸 계획이다. 셋째, 국내외 갤러리 적극 유치로 아트페어 본연의 기능을 강화한다. 오는 11일까지 아트광주24 국내외 갤러리 참가 모집 중이며 아트마켓 상설 운영을 위해 지역 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올해 아트광주24는 볼거리, 즐길거리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연계돼 시민 누구나 즐기는 미술축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 밖에 올해 재단의 중점 사업은?

-재단은 크게 60여개, 세부적으로는 수백여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 없지만 그 중에서도 정책거버넌스, 프린지페스티벌, 아시아설화·신화 킬러콘텐츠 개발 등이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가장 먼저 9월 중 국제거리예술축제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예정돼 있다. 광주비엔날레, 광주 에이스페어 등 지역 문화행사와 연계해 다채롭게 진행된다. 정책거버넌스는 재단 구성원과 외부 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합심해 수렴해야 할 역점 사업이다. 다양한 계층의 전문가가 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장기 관점에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 방안에 대해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사업인 아시아설화·신화 킬러콘텐츠 개발은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에 물꼬를 틀 수 있는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 전이지만 임기 내에 반드시 토대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 관련 자료 수집과 정리를 통해 독보적인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문화에도 마찬가지로 경제론이 작용한다. 수요(시민)와 공급(예술인)이 있고, 시장에서처럼 합당한 가격이 형성돼 균형이 이뤄진다. 이러한 시장 형성에 대한 역할을 재단이 해야 한다.

올해 14년 차를 맞아 제2기에 들어선 재단이 한 단계 도약하며 실질적인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싶다. 조직 내부 활력을 최대한 빠른 시기에 확보하고 곧바로 외부 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재단 뿐만 아니라, 광주시 문화정책을 집행하고 실현하는 데에도 협력하겠다. 문화라는 것은 인류가 태초에 탄생한 이후 오늘날까지 계속 발전해온 삶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류가 소멸하는 날까지 문화는 존재한다. 특히 광주는 아시아문화를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 나아가고 있다. 아시아문화를 화두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 문화기관들과 힘을 합쳐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광주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교량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

/최명진 기자
/사진=김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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