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암행순찰에서 ‘시속 168㎞ 주행’으로 적발된 50대가 정식 재판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2부(김영아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최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1월4일 오전 10시5분께 나주시 영산로 인근 국도 1호선에서 제한 속도인 시속 80㎞를 훌쩍 뛰어넘은 시속 168㎞로 과속 운전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같은 해 12월15일 나주경찰서가 발부한 속도위반 통지와 함께 운전면허 정지처분 사전통지서를 수령했다.

과속한 사실이 없는데 적발됐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낀 A씨는 전남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돌아온 건 암행순찰에서 적발된 사진 1장이었다.

이에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경찰 조사에서 무죄를 거듭 주장했으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벌금 3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납득할 수 없는 결정에 A씨는 광주지법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단속 사진만으론 A씨가 시속 168㎞로 운전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부족하다”며 암행순찰차가 A씨를 단속했다는 도로가 굽어 있고 차량 통행량도 많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기기 오류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검찰의 불복으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동일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홍현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은 “무죄추정이 적용된 타당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홍 지부장은 “누군가가 법을 위반했을 때 수사 기관은 이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동영상이 촬영됐음에도 불구하고 2주만에 삭제됐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지부장은 “동영상은 피고인의 유죄를 증명하는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기도 하다”며 “이 사건으로 암행단속 자체의 위법성이 인정된 것은 아니나 무고한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안재영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