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AP 외벽 미디어 파사드에서 상영 중인 ‘Tongue of Light’ 작품.

‘Luminous City 24-02’

‘27 Rooms-24-01C’

‘4 Rooms’

‘마치 거인의 혀가 내 작은 방을 핥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빛 경험의 양가적 특질을 이야기하는 정정주 작가의 기획초대전 ‘Luminous City’가 오는 8월4일까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에서 열린다.

건축공간과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는 빛과 시선, 공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조형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는 30여년 간 꾸준히 빛에 집중하며, 빛을 매개로 시선의 힘을 정복하고, 심리적 관계를 재구성하는 데 작업의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인 ‘Luminous City’는 빛나는 도시라는 의미다. 발광하는 인공의 빛은 신자유주의 속 도시의 욕망과 함께 허무의 감정을 드러낸다.

전시에서는 미디어 설치 6점, 영상 2점 총 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긴 레일을 따라 두 개의 프로젝트가 가까워지며 순간적인 빛을 발하는 레일 미디어 설치 작품 ‘응시’, 아파트 단지 내 지인들의 거실을 비추는 프로젝터 작품 ‘4 Rooms’, 도시 건축물의 이미지를 다양한 비율로 분할된 네 개 모니터에서 보여주는 작품 ‘27 Rooms-24-01C’ 등이다.

특히 작업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는 ‘장소와 빛, 시점’은 작가의 독일 유학 시기 ‘빛에 대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당시 자신의 방안을 비추는 태양 빛의 따스함뿐만 아니라 공포와 촉각적인 괴리감까지 느끼게 됐다. 이러한 경험은 작가의 작업 속 정신성과 물리적 세계에 걸쳐있는 빛의 이중성에 대한 천착으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다루는 ‘빛의 경험’은 단순히 감각기관을 자극하는 빛뿐만이 아니라 보는 것과 보이는 것, 혹은 작품의 경험자와 작품 간 교감을 유도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 활동과도 같다.

작품에서 나오는 빛의 왜곡이나 전시실 전 공간을 훑고 지나가는 듯한 빛의 촉각적 느낌은 관람자를 전시 공간 그 자체에 몰입하게 한다.

이경호 G.MAP 센터장은 “정정주의 작업은 예술생산자와 향유자의 감정 및 경험에 기반한 상호소통의 산물로 나아가기 위한 빛의 예술”이라며 “이번 초대전이 작업의 변곡점에 선 중진 미디어아티스트의 예술세계를 보다 현장감 있게 체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정주 작가는 광주 출신으로 홍익대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2002년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후버트 키콜 교수를 사사하며 마이스터슐러를 취득했다. 2000년부터 서울, 독일, 일본, 중국,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에서 24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미래는 지금이다’, 독일 ZKM ‘예술의 열선’ 등 국내외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그는 현재 현재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번 광주에서의 기획초대전은 2005년 광주신세계갤러리 전시 이후 19년 만의 개인전이다.

G.MAP에서 기획초대전을 여는 정정주 작가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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