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식 광주소방안전본부 구조구급과장

푸릇푸릇한 새싹이 자라나는 봄이 지나고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다가왔다. ‘여름’은 온대 지방의 사계절 중 하나로, 하계(夏季), 하절(夏節) 또는 하기(夏期)라고도 한다. 녹음방초(綠陰芳草)의 계절인 ‘여름’은 근래 이상기후로 인해 살인적인 무더위를 동반한다.

지난 10일 대구 등 영남 지방에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령됐는데,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또한 예년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으로 ‘온열질환’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종류로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있다.

광주소방안전본부 구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5-9월) 광주지역 구급활동에 의한 온열질환자는 59명으로 2022년(23명) 대비 157% 증가했다. 이 중 열탈진 환자 36명, 열경련 9명, 열사병 8명, 열실신 환자 6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온열질환자 중 60대 이상 환자가 49.2%(29명)를 차지했고, 오후 12-18시 사이에 69.5%(41명)가 발생했기에 노인의 경우 이 시간대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온열질환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더위가 잦은 여름철에는 다음과 같이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로 TV,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무더위와 관련한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더운 날씨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피하고 불가피할 경우 물 또는 이온음료를 통해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물 대신 커피를 섭취하게 될 경우 카페인으로 인한 이뇨 작용을 유발해 탈수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시원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냉방이 되지 않는 실내에서는 햇볕을 가리고 맞바람이 불도록 환기에 신경 쓰도록 한다. 창문이 닫힌 자동차 안에서는 노약자나 어린이 또는 애완동물을 홀로 남겨두지 않아야 한다. 건설 현장 등 실외 작업장에서는 폭염 안전수칙(물, 그늘, 휴식)을 항상 준수해야 한다. 특히 취약시간대에는 ‘무더위 휴식시간제’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

세 번째는 광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더위 쉼터의 이용이다. 외출 중이거나 자택에 냉방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 인근 무더위 쉼터로 이동해 더위를 피한다. 광주시에는 1천620개(2024년 3월 기준)의 실내 무더위 쉼터가 설치돼 있으며, 외출 전 안전디딤돌 앱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근 무더위 쉼터 위치를 파악해 가장 더운 시간에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네번째로는 음식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여름철은 고온 다습한 기후에 따라 음식물이 쉽게 상하게 돼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식기도구 등 위생상태를 청결케 하고 익히지 않은 육류, 어패류 등 날것 섭취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온열질환이 발생하게 되면 119에 즉시 신고하자. 광주소방안전본부에서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시민의 안전 확보 및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염 대응 구급장비 9종을 갖춘 33개 폭염구급대 및 예비 출동대(27개 펌뷸런스대)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119종합상황실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는 온열질환자 발생 시 응급처치 상담·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여름철 무더위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가 필요하다. 미리 준비하면 후환이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난인 폭염은 태풍이나 폭우처럼 인간의 힘으로 피해 갈 수 없지만 사전에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미리 대비한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철, 폭염을 대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숙지해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 생활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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