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가 ‘으뜸효 남구’를 슬로건으로 효사랑 도시를 구축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국제 기구의 ‘고령친화도시’ 인증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해 ‘말뿐’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3일 남구에 따르면 김병내 구청장은 지난해 민선 8기 비전으로 ‘활기찬 경제와 행복한 복지, 으뜸효 남구’를 선정했다.

구청장이 신년사를 통해 직접 강조한 ‘으뜸효 남구’의 골자는 튼튼한 복지 안전망 구축을 통해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남구는 효(孝) 문화를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해 전국 최초로 ‘천세 축하금’을 도입하며 여가 프로그램과 건강 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한 복지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문제는 남구가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서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책과 생활 여권이 갖춰진 곳을 고령친화도시로 지난 2006년부터 선정해 오고 있다.

인증을 받기 위해선 WHO가 제시한 ▲외부 공간과 건물 ▲주택 ▲교통 ▲사회 참여 ▲존중과 사회적 통합 ▲시민 참여와 고용 ▲의사소통과 정보 ▲지역사회 지원과 건강 등 8개 영역에서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남구도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위해 지난 2021년 7월 ‘광주시 남구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나, 3년이 돼가는 현재까지 추진 계획 수립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례에는 남구청장은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계획을 5년마다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동구는 광주 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2017년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받았고, 2019년 재인증에 성공한 데 이어 다음 해 받을 심사에 통과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2019년 첫 인증을 받은 서구도 2022년 재인증을 받았으며, 북구도 올해 1월 첫 인증을 받았다. 광역 단체인 광주시도 2020년 첫 인증 후 지난해 재인증에 성공했다.

광산구의 경우 WHO 인증을 받지 못했으나 지난해 건국대학교 건강고령사회연구원이 주최,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제1회 건강고령친화도시 정책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에 ‘으뜸효 남구’를 표방하고 있는 남구가 공식적으로 받은 ‘성적표’가 타 자치구에 비해 초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봉선동에 거주하는 박모(50대)씨는 “고령자들이 살기 좋은 구로 조성하겠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는데, 말뿐인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효도수당, 장수축하금, 어르신 놀이용품 공유센터 등 다양한 고령자를 위한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고령친화도시 국제 인증을 위한 추진 계획을 수립한 후 연구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흡한 점 없이 준비해 WHO 인증을 받고 ‘으뜸효 남구’라는 슬로건에 맞는 도시 정책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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