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괘 초육의 효사는 ‘용증마장 길’(用拯馬壯 吉)이다. 즉, ‘건장한 천리마로 구제하니 길하다’는 뜻이다.

초효는 양위에 음효로 음유부재(陰柔不才)하고 더욱이 상응하는 효가 없으니 환산(渙散)의 시대를 극복하기 힘들어 친비하는 구이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상전에서는 ‘초육이 길하는 것은 순순히 따르기 때문’이라고 해 ‘초육지길 순야’(初六之吉 順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남의 힘을 빌려 위기를 극복한다. 환괘는 어려움이 해소되는 운이므로 전반적으로 좋은 시기로 인생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환괘는 이효부터 상효까지는 모두 환(渙)이라는 효사를 처음에 두고 있지만 초육만은 ‘용증’(用拯)이라 하고 있다. 초육은 위치가 낮고 음효로서 힘이 약해 스스로 흩어질 힘이 없는 것이다. ‘증’(拯)은 손(巽)을 가지고 끌어 올리고 구한다는 뜻이다. 물론 자기가 자기 자신을 구해 올리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힘에 의지해 끌어 올려지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친비(親比)의 효인 구이이다.

구이는 감수(坎水)의 주효로 설괘전에서 감(坎)은 ‘그 말에 있어서는 등뼈(脊, 척)가 잘 생긴(其於馬也 爲美脊) 강한 말’에 비유해 강중(剛中)의 힘을 가지고 있어, 그것에 의지해서 따르면 뭉쳐져 있는 것을 흩어지게 해서 길(吉)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육은 양위에 음효로 약하니 구이의 조력(助力)을 얻어 뭉쳐져 있는 것을 막힘없이 흩어지게 할 수 있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초육을 만나면, 감(坎)의 신고(辛苦)에 닫혀져서 얼었던 것이 녹는 서광(曙光)이 비추는 때다. 그러나 서광이 비추면 해방된 사람은 또한 게을러져 전도다망(前導多忙)할 수 있고, 지위나 실력이 약하기 때문에 자력으로는 그 광명을 손에 잡을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주변에 있는 유력자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운기, 운세 등도 친한 선배나 윗사람에게 의지해서 종래의 곤액(困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때이니 망설이고 주저하다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라는 바 등도 손윗사람의 조력에 의지해 광명을 볼 때이니 자아(自我)를 고집하면 실패한다. 사업, 상거래에서도 재력(財力)있는 협력자를 구해 성공한다. 담판, 교섭 등은 조력자의 힘을 빌려 신속히 강행해 과거의 어려움을 해결한다. 주소, 거소는 옮겨서 구원돼 길하다. 물건의 가격은 감변태(坎變兌)로 싼 가격에서 중부(中孚)의 대리(大離)로 급등의 기미가 있다.

혼인은 여자는 가능하나 남자는 불가하다. 변중부(變中孚)로 당사자끼리는 서로 믿고 사랑하는 사이다. 잉태는 소난(小難)이 있으나 좋은 의사를 만나 순산한다. 병은 한열(寒熱) 왕래의 증세로 속히 치료하면 평유(平癒)에 이르지만, 중태라면 대리(大離)의 타버리는 불길(不吉)한 징조를 본다. 기다리는 것은 기대했던 것보다 빠르고 가출인은 속히 수색하면 발견되며 분실물은 도난을 당했거나, 떨어뜨려 잃어버려서 주운 자가 있지만 늦으면 못 찾는다.

‘실점예’에서 초육을 만나면, 나를 구원해 주는 사람이 나타나 어려움이 해소되고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위기를 극복한다.

‘모인이 운기 여하’를 물어 환괘 초육을 얻었다. 환괘는 감(坎)의 얼음이 손(巽)의 춘풍에 의해 녹는 때로, 사람에 비유하면 내괘의 수(水)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곤란에 빠져 있다. 풍(風)은 밀려 들어가는 성질이 있음으로 곤란에 빠진 자의 마음을 살펴 이를 구하는 상이 되므로 곤란이 흩어진다고 해 환괘라 한 것이다. 지금 초효를 얻었다는 것은 물 밑에 있어 깊은 곤란에 빠져있는 것이다. 더욱이 음효에 있기 때문에 유약하고 힘이 없어 스스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구이에게 의존하고 있으나 구이도 곤란에 빠져 있다. 그러나 구이는 양효로 인내력이 강하고 더구나 중용의 지혜가 있으므로 곤란을 견디어 내고 환의 때를 기다릴 수 있다. 초육이 구이의 강자에 의해 곤란을 구제 받을 수 있는 것은, 마치 몸이 지친 피로한 자가 준마(駿馬)의 도움으로 위험한 곳을 피하는 것과 같아, 이를 ‘용증마장 길’(用拯馬壯 吉)이라 한 것이다. 결국 곤란에 처한 초육은 친구인 구이의 도움으로 곤란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환괘 구이의 효사는 ‘환분기궤 회망(渙奔其机 悔亡)’이다. 즉,‘흩어지는 시기에 안석(安席)으로 달려가니 후회가 없다’는 뜻이다.

이효는 음위에 양효로 정위는 아니나 강건한 중을 얻어 환산의 시대에 가장 편안한 자리(安机)를 찾아 달려가니 후회함이 없다.

상전에서 ‘흩어지는 시기에 안석(机)으로 달려간다는 것은 소원을 이룬 것’이라고 해 ‘환분기궤 득원야’(渙奔其机 得願也)라고 말했다. 이때는 신속히 처리하면 고민이 해결된다. 책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공부나 문서, 계약 등에 특히 좋고 환괘는 해외와 관련이 많아 해외출장이나 거래, 이주, 관광 등이 빈번하다.

구이의 효사는 환산(渙散)의 때에 근심이 흩어지게 해서 편안함을 얻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궤’(机)는 몸을 기대고 편안하게 쉬는 것으로 구이가 강중(剛中)의 효의 분(奔)으로 초육에게 질주(疾走)하여 빠르게 몸을 기대는 것을 형용한 것이다. 초육에서는 마장(馬壯)으로 빠른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써 근심의 후회를 없애고 감(坎)은 마음이 통하는 것으로 마음 속의 욕심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구이를 만나면, 지금까지의 어려움이나 근심이 해소돼 몸과 마음이 안정을 얻는 때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그대로 놔두면 나태해지니 속히 견실한 기초를 쌓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운기, 운세도 지금까지 막히고 어려웠던 일들은 풀려 타개되지만, 너무 안심한 나머지 방심하면 일이 흩어지며 바람이 몰래 들어와 도난의 우려가 있다. 바라는 것은 먼저 신변의 어려운 일들을 정리 해결하고 난 후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등은 오래된 일을 청산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으나 자신의 뜻을 먼저 관철하려 하면 안된다. 주소에 고민이 있고 이전하면 길하다. 물건의 가격은 낮은 가격에서 상향의 움직임이 있다. 혼인은 중개인이 개입한 혼사는 어렵고 만혼(晩婚)인 경우는 좋은 배우자를 얻는다. 잉태는 조기에는 유산, 조산의 우려가 있고 임산의 경우는 순산이다.

병은 몸이 쇠약초췌(衰弱憔悴)하여 빨리 손을 써야 하고 변괘가 대간(大艮)의 비석상으로 불길(不吉)하다. 날씨는 비가 그치고 흐린다. 기다려 왔던 일들은 기대할 수 있고 가출인은 의지하는 사람(初六)에게 편안하게 몸을 기대고 있으며 분실물은 집안이나 돌 밑에 숨겨져 있다.

‘부동산 매매 여하’를 물어 구이를 얻은 ‘실점예’에서 ‘환괘는 어려움이 해소되는 괘이고 구이가 위험하고 험난함 속에 있으나 내가 편하고 안락하게 기댈 수 있는 곳(案席, 机)으로 급히 달려가니(奔) 후회가 없다(悔亡)고 했다. 따라서 신속히(奔) 처리하면 매매는 이뤄지고 고민은 해소된다’고 해 그러했다.

‘위기에 처한 모인이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물어, 입서해 환괘 구이를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환괘는 내감 감(坎)은 겨울의 물이고 얼음이며 외괘 손(巽)은 봄바람이다. 환은 겨울에서 봄으로 향하는 괘로 얼음이 춘풍에 녹는 때이다. 이를 인사에 비유하면 근심과 고민이 해결되는 괘로 편안한 책상의 안석(安席)의 자리를 빨리 찾아 기대어 쉬는 것이다. 즉 지금 내가 몸을 기대에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달려가 그의 처분에 따르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즉시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하고, 그의 처분에 따르면 위기와 위험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괘 육삼의 효사는 ‘환기궁 무회’(渙其躬 无悔)다. 즉, ‘자신의 몸을 흩어지게 하니 후회가 없다’는 뜻이다.

삼효는 위태 불안한 위치로 양위에 음효의 부중부정의 효로서 재주가 빈약해 시대의 어려움을 환산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내 몸(躬, 욕심)을 흩트려 버리고 상응하는 상구로 간다. 상전에서는 ‘자신의 몸을 흩어지게 한다는 것은 뜻이 밖에 있기 때문’이라고 해 ‘환기궁 지재외야’(渙其躬 志在外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윗사람의 어려움을 같이 해소해 나가면 좋은 일이 생긴다. 흩어지고 다시 모일 것을 기약하고 있어 어려움에 닥쳐있는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으므로 몸을 바쳐 윗사람(上九)의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나 보다는 타인을 생각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를 취하면 길하다. 육삼은 근심 걱정을 흩어지게 하거나 무리가 모여 있는 군중을 흩어지게 한다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몸을 흩어지게 한다는 것이니,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고 타인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응효인 상구의 밑으로 들어간다는 것이고 그래서 상전에서는 이를 뜻이 밖에 있다고 해 ‘지재외야’(志在外也)라 한 것이다.

육삼은 음유(陰柔)의 부중부정(不中不正)의 효로서 본래는 후회될 일이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몸을 타인을 위해 흩어지게 하므로써 그 후회를 없앨 수 있다.

상을 보면 육삼은 초육과 같이 양효를 위에서 받지 않고, 또 구이처럼 스스로 기대는 강중(剛中)의 덕도 없을 뿐 아니라 환괘에서 응하는 효는 육삼과 상구뿐으로 육삼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흩어지게 하여 외괘에 있는 상구로 가는 것이다.

육삼은 삼·사·오의 호체의 간(艮)의 상에서 몸을 취상(聚象)했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육삼을 만나면, 자신의 체면이나 위신 등에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을 포기하고 의지하려는 윗사람과 상의하여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하는 때로서 운기, 운세도 윗사람을 만나 의지해 구원받아야 한다.

바라는 바도 실력에 비해 목적이 너무 커서 통달이 어려우니 손윗사람의 유력자에게 달라붙어야 이룰 수 있다. 신규사업 등은 불가하고 종래에 해 왔던 일은 사외(社外) 또는 주변 밖의 윗사람의 조력을 받아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구업(舊業)을 청산하고 사업 등에 있어 합병 등은 이뤄질 수 있다. 교섭, 담판, 거래 등은 자신을 포기하고 상대를 앞장 세워는 방침이 효과가 있다. 주소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이전을 통해 해소된다. 물건의 가격은 낮은 가격에 상향의 변동이 있다.

혼인은 과거에 복잡했던 혼사는 이루어지나 부모의 반대에 봉착해 본인이 상대에게 달아나는 일이 있다. 잉태는 조기에는 유산, 조산할 수 있고 임산은 순산이다. 병은 설사, 요통, 성적질환과 관련된 병으로 일진일퇴(一進一退)해 오래 끌고 완치가 어렵다. 기다리는 것은 이쪽이 먼저 나아가는 것이 좋고 가출인은 고민을 밖에서 해결해 보고자 나갔으며 분실물은 누가 가져가 버렸거나 매각되어 원래의 장소에는 없다. 날씨는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불며, 혹은 폭풍우가 동반하기도 한다.

‘모인의 운기, 운세 여하’를 문점해 육삼을 얻은 ‘실점예’에서, ‘환괘는 어려움이 해소되는 좋은 운기를 만나는 때로 육삼의 시기에는 어려움에 빠진 육삼이 윗사람인 상구의 도움을 받아 난경(難境)에 벗어나는 때이나, 상구도 역시 어려움에 빠져 있으니 육삼은 먼저 상구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험난함에서 벗어난 상구가 육삼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니, 먼저 육삼은 내 몸을 버리고(渙其躬) 상구를 도와야 한다’고 해 그렇게 처신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상전에서는 지재외야(志在外也)라 한 것이다.

‘모인의 외국으로 거주 이전의 길흉 여하’에서 환괘 육삼을 얻고 점고하기를 ‘환괘는 물 위에 바람이고 물 위에 떠있는 배의 상이며 바람에 휘날리는 물보라 모습이다. 지금은 귀하로 말미암아 흩어지고 가족이 분산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근심 걱정도 흩어지는 괘상으로 앞으로 곤란이 해소되고 희망이 있다. 먼저 귀하가 외국으로 떠나고 그 후에 가족들도 따라온다. 특히 지괘 손위풍은 먼나라 이국 땅에서 성공하는 모습이고 손풍은 시리삼배(市利三倍)라 했으니, 외국에서 세 배의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삼일 후면 비자가 떨어지고 삼년 후에 가족들이 외국으로 따라 들어와 상봉해 함께 살게 된다’고 말해, 과연 말한 바와 같았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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