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광주를 찾았다가 ‘5·18민주화운동 실종자’로 남은 청년의 가족이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0단독 하종민 부장판사는 28일 A씨의 가족 6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1985년 사망 신고가 된 인물로, 스무살이었던 1980년 5월부터 행방불명 상태였다.

담양에서 가족과 함께 살며 농사일을 돕던 A씨는 1980년 5월17일 여느 때처럼 마늘을 팔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온 건 함께 갔던 할머니 뿐이었다.

누군가 A씨를 끌고 갔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은 가족들은 뒤늦게 그가 계엄군에게 잡혔다는 걸 알게 됐다.

가족들은 A씨가 돌아오길 계속 기다렸지만, 병역 회피자로 의심받아 1985년 사망 신고를 했다. 이후 A씨는 2009년 5·18 행방불명자로 인정 받았고, 국립 5·18민주묘지에 시신 없이 안장됐다. 묘비에는 A씨의 어릴 적 사진이 새겨져 있다.

하 부장판사는 “헌법질서 파괴범죄 과정에서 반인권적 행위로 피해를 봤고, 40여년간 배상이 지연됐다”며 위자료로 2억원을 책정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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