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남(左),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양부남 국회의원(서구을)과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넘어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면서 시민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에 대한 시민 관심도가 낮은 상황에서 지역 곳곳에 관련 현수막이 난립한 데다, 후보가 아닌 주변인들까지 가세해 권리당원 외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지지 호소 문자를 무차별 발송,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강위원 후보는 2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위원장이 시·구의원들을 앞세워 양부남 후보를 지지토록 만들고 있고 시·구의원이 양 후보 캠프에 방문하게 해 휴대폰을 털어 양부남 후보 지지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된 사례만 수십 건이라는 게 강 후보의 입장이다.

강 후보는 “(양 후보 측이) 조직적 담합 문자를 보내는 것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부남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즉시 문자 메시지를 통해 반박했다.

양 후보 선대본부는 “22대 국회 개원 후 8개 지역 사무국장들이 모여 화합과 소통을 위해 딱 두 차례 점심 식사한 것을 문제 삼고, 시·구의원들을 앞세워 양 후보를 지지토록 만들고 있다는 것과 양 후보 지지자 분들이 지인들에게 지지 문자를 보내는 것이 위법한 일인 것으로 호도하는 것은 허위사실과 거짓으로 선동하는 것”이라고 강 후보의 주장을 일축했다.

양 후보 선대본부는 또 “양 후보 사무실은 강제로 사람을 동원하거나 동의 없이 지지 문자를 발송한 사실이 없다”며 “당내 선거를 자꾸 과열로 몰아가고 당원들을 거짓 선동으로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강 후보에게) 분명하게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2명의 후보가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시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심 곳곳에 즐비한 시당 위원장 선거 관련 현수막과 무차별 발송되는 지지 호소 문자 때문에 “시장 선거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며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주민 김모(50)씨는 “시민들이 뽑는 선출직도 아닌데 한 자리를 놓고 이렇게 많은 현수막을 본 적이 없다”며 “정해진 게시판도 아닌 곳에 불법을 자행하면서 홍보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고 권리당원이 아니어서 관심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문자와 전화가 오는지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실제 두 후보 측은 광주지역 전역에 현수막을 걸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5개 자치구에 내걸린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 관련 현수막은 1천장 이상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를 알지도 못하고, 투표권도 없는 일반 시민들이 지지 호소 문자를 받는 일도 빈번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위원 후보는 “누가 권리당원인지 몰라 일반인들에게도 지지 호소 문자를 보낼 수 밖에 없다”며 “현수막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것은 지지자들이 기획사를 통해 직접 신청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부남 후보 측은 “(강 후보의 선거 운동에) 대응이 불가피해 공약 위주로 현수막을 게시했다”며 “시민들이 이러한 행태를 보고 짜증이 날 만도 하다.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가 몇일 남지 않은 만큼 앞으로는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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